[책마을] 대인관계 고수들은 나설 타이밍을 안다

입력 2020-02-13 18:03   수정 2020-02-14 00:45

나폴레옹은 이탈리아 원정에 성공해 프랑스 국민들의 영웅이 된 뒤 곧장 이집트 원정길에 나섰다. 대중이 자신을 애타게 갈망하기를 바랐다. 마오쩌둥은 선동적인 연설을 한 뒤 갑자기 며칠 동안 자취를 감췄다. 뛰어난 정치 지도자들은 이처럼 대중을 잔뜩 흥분시킨 다음, 갑자기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지도자들은 대중과의 심리게임에서 늘 이겼다. 대중의 생각을 읽고 대중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 한 ‘유혹자’들이었다.

베스트셀러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을 쓴 ‘권력술의 대가’ 로버트 그린은 《인간 관계의 법칙》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주도하는 최적의 전략, 즉 ‘유혹자’가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권력을 이동시키는 핵심 전략을 ‘유혹’이라고 전제하고, 고전과 역사 속에서 탁월한 유혹자들의 사례를 선별해 ‘관계’를 주도하는 9가지 인물 유형과 24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고대 이집트의 마지막 장을 쓴 클레오파트라, 중국과 대만의 국공합작을 이끌었던 정치가 저우언라이, 대중 선동과 시각 매체 활용에 능했던 존 F 케네디 등의 사례를 통해 유혹의 전략을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저자는 “인간 본성은 결코 선하지 않으며 모든 관계는 심리전으로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직장 상사 앞에서도 자기주장을 관철하는 사람,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스타 정치인 등은 모두 심리전에서 이겨 관계를 주도하는 유혹자들이다. 반면 조급한 성격의 소유자, 아첨꾼, 도덕주의자, 구두쇠, 소심한 사람, 수다쟁이, 과민한 사람 등은 관계를 주도할 수 없다. 소심한 사람은 타인보다 자신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타이밍을 놓친다.

유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순간 나설 수 있는 대담성이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상대가 멈춰 생각할 여유를 주어서는 안 된다. 저자는 “먼저 자신의 어떤 점이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지 파악한 후 상대방의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항복을 받으려면 어떤 전략과 행동이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강미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320쪽, 1만7000원)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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