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역대 최대 배당한다지만…일부 주주들 "배당 더 늘려달라"

입력 2020-02-11 17:23   수정 2020-02-12 02:48

13일 지난해 4분기 실적과 함께 결산 배당 규모를 발표하는 KT&G에 주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년보다 주당배당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치면 주주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더 많은 배당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최근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전환하는 등 KT&G 주요 주주들은 주주권 행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T&G가 13일 내놓을 배당 계획은 역대 최대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들의 요구에 응해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을 늘릴 예정”이라며 “최근 배당금 인상 추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증액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KT&G는 주당배당금을 2015년 3400원에서 2016년 3600원으로, 2017년에는 4000원으로 올렸다. 2018년엔 동결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전년보다 400원 오른 주당 4400원 수준에서 2019년 결산 배당금이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주주들이 납득할지 여부다. 표면적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의 배당일지라도 이익 개선폭에 비해 배당 증가액이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KT&G가 이번에 주당 4400원을 배당하더라도 예상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은 51.5%로 전년(56.0%)보다 줄어든다. 작년 순이익이 1조1480억원으로 전년(8987억원)보다 27.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KT&G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없어 잉여현금흐름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반면 글로벌 담배회사보다 배당성향은 낮아 배당을 더 늘릴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KT&G의 올해 예상 배당성향은 50.9%로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86.9%),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84.2%), 알트리아(79.4%),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68.2%) 등에 비해 한참 낮다.

주주들이 이번 배당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 확대 요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KT&G 지분 11.2%를 가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최근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해 주주권 행사 준비에 나섰다. 올해부터 배당 확대, 정관 변경 등 주주 제안을 하려면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바꿔야 한다.

브이아이자산운용(옛 하이자산운용)도 지난해 말 KT&G와 면담을 하고 배당 확대 의견을 전달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 관계자는 “배당성향 확대 등을 요구했다”며 “반영 여부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외국계 운용사인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가 KT&G 지분 6.6%를 가진 3대 주주, 블랙록은 5.0%를 보유한 4대 주주로 외국계 지분율이 46.5%에 이른다. 이 때문에 정기 주총에 배당 확대 주주 제안이 올라온다면 동참할 주주들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KT&G 주가는 300원(0.32%) 오른 9만3000원에 마감됐다. 최근 3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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