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에 따르면 지난 설 명절이 끝난 직후 2주(1월 28일~2월 10일) 동안 원두커피 매출은 지난해 설 명절 직후 2주간과 비교해 21.2% 증가했다. 대용량(500mL 이상) 페트병 커피 판매는 215% 뛰었다. GS25 측은 “오전에 커피를 산 후 실내에 머무르면서 하루 내내 여러 차례 나눠 마시려는 수요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 설치된 ATM·CD 이용 건수도 11.2% 증가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은행 대신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편의점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도시락(12.4%), 즉석밥류(23.2%) 매출도 늘었다.
건강과 관련된 소비도 늘었다. 스틱형 홍삼액(51.7%), 비타민 음료(19%), 에너지드링크 음료(62.6%) 등의 매출이 늘었다. 품절 대란을 겪고 있는 마스크는 편의점에서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21배 더 많이 팔렸다. 손 세정제 판매량은 13배 이상 뛰었다.
반면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제품 매출은 줄었다. 페트병에 든 대용량 맥주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e커머스의 소독용품 매출은 급증했다. 고속버스나 KTX 등을 이용할 때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알코올솜 등으로 스마트폰, 문손잡이 등을 닦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위메프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라텍스 장갑(사진)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88% 증가했다. 라텍스 장갑은 병원에서 수술할 때나 호텔 직원들이 청소할 때 착용한다. 하지만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인들이 라텍스 장갑까지 낄 이유는 없다”며 “평소 손 씻기만 철저히 해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솜 등으로 소독하는 것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알코올솜 등으로 일상적으로 만지는 물건을 소독하는 건 과도한 반응”이라며 “사물을 통해 전염된 사례가 없는 만큼 일반인이 소독용품을 사는 행위는 위안이 되는 행동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안효주/오현우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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