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11일(16: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2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이 회사는 3년 연속 1조원어치 채권 발행을 눈앞에 뒀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2조37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2000억원씩을 모집한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1조700억원, 7800억원씩 들어왔다. 500억원어치씩 발행을 계획한 7년물과 10년물에는 1500억원, 3700억원의 ‘사자’가 유입됐다.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LG화학은 넉넉한 투자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1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1조원을 조달하면 2018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1조원어치 채권을 발행하게 된다. 지금까지 LG화학 외에 조단위 원화채권을 발행한 기업은 포스코(1조원)와 SK하이닉스(1조600억원)뿐이다. LG화학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석유화학 기초설비인 나프타분해시설(NCC)과 고부가 화학제품인 폴리올레핀(PO) 생산설비 확장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6일 SK하이닉스가 2조700억원의 투자수요를 모은 지 얼마 안 돼 단일 기업 채권에 또 한 번 2조원이 넘는 매수주문이 쏟아졌다. 최근 기관들은 연초 새로 들어온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등급 회사채를 공격적으로 담고 있다. 이번 LG화학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국내 주요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 LG화학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AA+’다.
새 먹거리인 2차전지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영업손실 4540억원을 기록한 LG화학 전지사업이 올해에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에 따른 판매 증가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력인 석유화학사업 실적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회사 성장세를 이끄는 새 동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분위기 변화에 힘입어 LG화학은 국내 2차전지 대장주로 부상하며 큰 폭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화학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85% 오른 41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 들어서만 30.23% 뛰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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