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직격탄을 맞은 남대문시장을 찾아 민생경제 현장을 살폈다. 연초부터 닥친 우한 폐렴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현장 행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도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전 예정에 없던 남대문시장을 깜짝 방문해 상인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시장 내 한 식당에서 진행된 상인 대표들과 오찬간담회에서 “전통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코로나바이러스로 큰 타격을 받고 있어 걱정돼서 왔다”며 “특히 남대문시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데, (관광객이 줄어)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과도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것이 근본 대책 아니겠는가”라며 “정부도 이 사태가 종식되는 대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하지만 우한 폐렴으로 지난달 24일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60% 가까이 줄면서 소상공인을 비롯해 여행사업자까지 상당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에 “하루빨리 이 사태를 종식해 관광도 다시 활기를 되찾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힘든 시기지만 정부가 최대한 노력할 테니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부산어묵, 떡, 인삼을 판매하는 점포를 들러 물건을 직접 구입했다. 문 대통령이 찾은 부산 어묵집의 상인은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 (매출이) 3분의 1로 준 거 같다”고 토로했다. 떡집 상인 역시 “신종코로나 때문에 손님들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힘내고 이겨냅시다”라고 위로하며 어묵 4만8000원어치, 떡 3만원어치를 구입했다. 이어 인삼 가게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인삼이나 홍삼은 면역력에 좋으니 홍보가 많이 됐으면 한다”며 “정부가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들, 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 전직원에게 선물할 스틱형 홍삼액 30박스를 주문 했다. 문 대통령이 시장을 이동하며 만난 상인들은 “경기 너무 안 좋다”며 “살려 주세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 상인은 “힘내시기 바랍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격려를 외면한 채 가게로 돌아서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청와대는 우한 폐렴 여파로 인근 상권이 침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와대 내 구내식당을 오는 5월까지 한시적 폐쇄키로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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