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및 바이오 분야 호실적으로 CJ제일제당의 연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식품사업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체 매출액을 끌어올린 효과가 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2조35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7% 증가했다고 12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969억원으로 7.7% 늘었다.
연간 매출액이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사업부문에서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 4배 증가
지난해 식품사업부문의 매출액은 8조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51.9% 증가했다. 2분기부터 미국 슈완스 실적이 반영됐고, 국내외 주력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은 4배 이상 증가한 3조1539억원을 기록했다.
슈완스(매출 약 2조2000억원)를 제외한 나머지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도 중국과 베트남 등 호실적으로 40% 이상 늘었다. 이로써 지난해 식품 글로벌 매출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CJ제일제당은 이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식품기업'의 위상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국내에선 압도적 가정간편식(HMR)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비비고 죽'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 주요 가정간편식을 비롯해, 햇반 등 핵심 제품의 매출이 평균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 바이오사업, 매출 견조…영업이익률 8.4%로 '최고'
바이오사업부문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의 악재에도 견조한 매출을 이어갔다. 바이오사업부문의 매출액은 2조7631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품목인 식품조미소재 '핵산'은 글로벌 1위 지위를 강화하며 판매량과 판가가 모두 상승했다. '알지닌' 등 스페셜티 제품의 판매기반이 확대됐다.
ASF와 글로벌 시황 악화로 주력 품목중 하나인 라이신의 생산량을 줄였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전년보다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바이오사업 영업이익은 2327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4%로, 전체 사업부문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CJ Feed&Care(舊 생물자원사업부문, 사료+축산)의 매출은 1조993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8% 감소했다. 국내외 사료 판매처를 수익성 중심으로 조정한 결과다.
하지만 고마진 판매처 중심의 효율화와 베트남 돈가(豚價), 인도네시아 육계가 상승에 힘입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2배 가량 늘었다. 순차입금이 전분기말 대비 2조 원 이상 줄어들며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재무구조 개선 통해 차입금 2조원 줄여…올해도 혁신성장 '주력'
지난해 하반기 총력을 기울였던 재무구조 개선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물류부문(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약 4조8000억원으로, 3분기말(6조9000억원) 대비 2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는 슈완스 인수 이전인 2018년말 기준 순차입금인 4조5000억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양동 부지를 비롯한 유휴 자산을 높은 가치로 유동화했고, 해외 자회사의 자본성 조달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도 수익성을 강화와 더불어 '혁신성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질적 성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핵심 제품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또 체질 개선을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실한 기초체력을 갖출 계획이다.
식품사업부문의 경우 국내사업은 '선택과 집중'에 입각한 사업구조 개선에 방점을 두고, 글로벌에선 슈완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인수 효과를 극대화하며 가공식품의 성장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바이오사업부문도 핵산과 트립토판 등 고수익군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확대한다. 또 라이신과 메치오닌 등 대형 제품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R&D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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