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GM상하이 법인 등 차 대신 마스크 만들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원지인 중국 내에서 좀처럼 잡힐 기세가 보이질 않는다. 사망자만 1,100명 이상, 확진자도 4만명을 훌쩍 넘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1차 예방책인 마스크가 현지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연간 글로벌 마스크 생산량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지 제조업체만 1,500곳 이상에 달하고, 하루에만 1,500만개의 마스크를 만들 수 있지만 이번 사태로 14억 인구의 내부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도 한참 모자란 상황이다.
그러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비야디)가 현지에서 전기차 대신 마스크를 생산하겠다고 나섰다. 차 생산 라인에 방역 물자 생산 설비를 갖추고 마스크를 하루 500만개, 소독액을 일 5만병씩 만들어내겠다는 것. 여기에 GM의 중국 상하이 현지 법인인 SGMW도 협력업체와 함께 생산라인을 변경해 마스크 생산을 시작, 일 생산 목표량은 170만 개 이상에 달한다. 중국의 일론 머스크로 불리는 류뤄펑의 광치그룹 역시 마스크 생산라인을 준비하면서 중국 자동차 업계가 때 아닌 마스크 생산으로 분주하다.
이마저도 충분치 않자 다른 제조업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애플의 위탁 제조사로 유명한 폭스콘 역시 현지 공장에서 가동하지 않던 일부 생산 라인을 마스크 제조로 변경해 2월 말까지 일 200만개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결단은 중국 정부의 입김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지 제조사 입장에서도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게 글로벌 업계의 분석이다. 전례 없는 국가적 재난 상황인 가운데 자동차를 포함한 국가를 지탱하던 주력 제조업의 일부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장 공급이 시급한 마스크 생산 결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일시적인 업종변경이지만 소비 심리 위축을 넘어 당장 생존 문제로 공포감이 엄습해있는 중국 국민들을 위한 큰 결단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짧은 시간 동안 전혀 상관없는 다른 제품의 생산 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는 제조 강국으로서의 중국의 강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한 부분이며, 중국이 자동차를 넘어 대부분의 제조 카테고리에서 생산능력이 왜 세계 1위인지 단편적으로 보여준다는 얘기다.
한국 역시 중국 내 부품 수급 문제로 자동차 생산 공장이 일정 기간 멈추는 등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지만 재가동을 시작하면서 일단 고비는 넘긴 상태다. 그러나 중국 부품 생산 현황에 따라 언제든지 생산에 차질이 빚을 수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또 현대기아차가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중국 판매 비중이 큰 만큼 중국 위기는 가뜩이나 어려움에 봉착한 현대기아차의 중국사업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래서 회사는 중국을 위한 물질적, 금전적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자동차굴기를 외치며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중인 중국이지만 현 상황에서 중국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여기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는 현대기아차와 정부의 노력은 바람직해 보인다. 더불어 세계 제1의 제조 역량을 재난상황을 위해 활용하는 중국 제조업체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이번 만큼은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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