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던 영화 '기생충' 팀이 12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 환향했다.
이날 오전 5시 15분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장혜진, 박소담, 최우식, 박명훈과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 한진원 작가 등이 귀국했다.
봉준호 감독은 현지 일정 때문에 함께 귀국하지 못했다. 다음 주 입국 예정이다.
'기생충' 팀의 입국 현장에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취재진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아카데미 92년 역사상 최초로 비(非)영어 영화로 작품상을 받은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간편한 복장으로 카메라 앞에 선 배우, 스태프들의 얼굴에는 장기간 계속된 시상식 레이스와 긴 시간의 비행에도 웃음꽃이 가득했다.
곽신애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환영해주셔서 감사하고, 송구스럽다. 저희가 취재를 하실 수 있도록 연락을 드리겠다"라고 기자회견에 대한 예고를 했다.
송강호는 "봉 감독은 일정이 있어 함께 귀국하지 못했다. 저희들 먼저 왔는데 국민 여러분들과 영화 팬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저희들이 좋은 결과를 얻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공항 승객의 반려견이 계속해서 짖자 배우들은 모두 웃음이 터졌다.
그는 "죄송하다. 뭐가 죄송한지 모르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취재진을 배려해 편집점을 잡고 다시 멘트를 반복하기도 했다.
송강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좋은 한국 영화를 통해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한국의 뛰어난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데 노력하겠다.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기생충' 팀들은 취재진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 국민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영화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올해 아카데미 최다 수상을 기록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의 모든 첫 기록을 새로 썼다.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비영어 영화로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이며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까지 석권한 것은 1955년 미국 영화 ‘마티’ 이후 두 번째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아시아 감독 출신으로는 이안 감독 이후 역대 2번째로 감독상을 받았으며, 아시아 영화로는 아카데미 최초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4관왕 후 북미 배급사인 네온 측은 기세를 이어받아 기존 1060개의 상영관을 이번 주말 2000여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의 집계 결과, 세계 흥행 수익은 1억 6542만 2541달러(약 1954억 원)에 이르렀으나 추가 개봉으로 더욱 큰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으면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은 20% 안팎으로 점프했다. 지난해 '그린북'은 작품상 수상 이후 매출이 18%(1500만달러)가량 늘었다. 2012년 '아티스트'는 29%, 2017년 '문라이트'는 20.2% 각각 뛰었다.
'기생충' 신드롬은 전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영국에서 개봉해 시사회 등을 포함, 첫 주말에 약 140만 파운드(21억4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유럽과 남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까지 202개국에 팔려 한국 영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고 한국과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총 67개국에서 개봉됐다.
한국에선 이달 말 '기생충' 흑백판이 개봉될 예정이다. 봉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한 장면 한 장면씩 콘트라스트(대조)와 톤을 조절하는 작업을 거친 작품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 영상=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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