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관 통상지원센터장(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사진)은 지난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둔화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못하면 미·중 갈등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중 1단계 합의에 따라 중국은 향후 2년간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신 센터장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국내 최초 통상 전문 싱크탱크인 통상지원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았다. 센터는 정부의 통상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업계에 최신 통상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신 센터장은 “그간 한국은 일본 수출규제 등 통상 이슈가 생기면 그제야 땜질하는 식으로 대응해왔다”며 “보호무역주의 흐름 속에서 이제 통상 문제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된 만큼 센터는 아웃리치, 데이터베이스 구축, 전문인력 육성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가 국제 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주가 분수령”이라며 “춘제(중국 설) 때 멈춰섰다가 재가동한 중국 내 생산현장에서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가 올해 수출 반등세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봤다. 신 센터장은 “업계에서는 수출뿐 아니라 내수 위축을 둘러싼 우려가 크다”며 “정부는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3.3% 증가하고 2월 수출이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올해 글로벌 교역환경을 움직일 세 가지 이슈로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와 미·유럽연합(EU) 간 통상갈등, 미·중 1단계 합의 이행 등을 꼽았다. 신 센터장은 “미국 대선을 계기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6월로 예정된 세계무역기구(WTO) 전자상거래 협상도 당면한 과제다. 신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인 데이터를 어떻게 공유하고 관리할 것인지 새로운 규범이 필요한 때”라며 “한국 정부가 WTO 전자상거래 협상에 참여하기로 한 만큼 업계에 미칠 파급효과를 분석해 정부와 업계 간 가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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