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안철수 신당'에 이어 '국민당'의 당명 사용을 불허했다. 4·15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은 또다시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국민당 창당준비위원회(국민당 창준위)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정치기관이 된 선관위의 고무줄 잣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민당 창준위는 이 같은 선관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당 창준위에 따르면 선관위는 이날 국민당의 당명이 '국민새정당'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용을 불허를 결정했다.
국민당 창준위는 "2017년 8월, 국민의당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국민새정당 당명의 등록을 허락했다"면서 "국민의당과 국민새정당은 뚜렷이 구별되고, 국민당과 국민새정당은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 건전한 상식과 이성에 부합 가능한 논리인가"라고 전했다.
이어 "선관위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식의 입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친박연대의 당명 사용 가능 여부 판단 시 '유사명칭의 사용을 금지하는 정당법 제41조의 규정 외에는 정당법상 정당의 명칭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같은 법 제15조에서 등록신청을 받은 선거관리위원회는 형식적 요건을 구비한 경우에는 이의 수리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이를 제한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시 선관위는) 정당 등록의 형식적 요건을 구비한 이상 유사명칭만 아니면 당명 사용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안철수 신당의 당명 사용 가능 여부 판단 시에는 사실상 입법을 하는 수준의 온갖 비형식적 핑계를 근거로 그 사용을 제한했다. 명백한 과잉해석이며 법률 위에 군림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당 창준위는 "이번에는 국민의당과 국민새정당은 유사명칭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을 뒤집고, 국민당과 국민새정당은 유사명칭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국민의당과 국민당이야말로 오히려 유사명칭으로 보이는데, 선관위는 A와 B가 구별되는 것이면 A`와 B도 구별되는 것이라는 간단한 논리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와 함께 "아니면 의도적으로 부정하는 것인가"라며 "그럼 우리가 지금 국민의당 당명 사용을 신청하면 허락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선관위는 국민새정당 당명 사용 허락 시에는 국민의당과 왜 유사정당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그 의결 내용을 소상히 공개해야 할 것"이라며 "한 번은 우연일 수 있지만 두 번은 필연이다. 선관위가 청와대 눈치를 보며 스스로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당 당명을 즉각 허용하라"면서 "국민들은 선관위가 왜 이처럼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 재개를 방해하는지, 그 의도와 배경이 무엇인지 지켜보고 있다. 선관위의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중립성을 회복하라. 국민은 길게 속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철근 국민당 창준위 공보단장은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새로운 당명 공모 등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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