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새보수와 합당 결의…당명 '미래통합당'

입력 2020-02-13 17:19   수정 2020-02-14 01:42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의 통합 신당 당명이 13일 ‘미래통합당’으로 결정됐다. 한국당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새보수당 등과의 ‘신설 합당’ 결의안을 의결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통합 추진 기구인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에서 신당 지도부 및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 남은 쟁점을 최대한 정리한 뒤 이르면 16일 신당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3년 만에 간판 내리는 ‘한국당’

한국당 전국위는 이날 새보수당, 미래를위한전진4.0(전진당) 등과의 합당안을 의결한 뒤 합당 관련 모든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당 최고위원회에 위임했다. 새보수당, 전진당이 각각 합당을 결의하면 곧바로 합동 통합 수임 기구를 꾸려 통합 실무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임 기구는 통준위에서 합의된 사안을 의결한다. 한국당에선 통준위에 참여해온 김상훈·송언석·이양수 의원이 실무 작업에도 들어가기로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신당의 당헌·당규 제정 작업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전국위 모두 발언에서 “더 큰 길을 가기 위해, 오직 나라를 위해 소중한 이름(한국당)을 내려놓자”며 “오늘은 보수정당 역사에서 보기 드문 성공적 통합의 기록을 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당이 완료되면 ‘자유한국당’ 당명은 3년 만에 폐기된다.

통준위는 이날 회의에서 신당 당명을 ‘미래통합신당’으로 하는 데 합의했다.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유사 당명 제정을 추진한 한국당 의견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한국당은 통준위 회의에 앞서 연 의원총회에서 신당 당명으로 ‘미래한국통합신당’을 잠정 결정했다. 그러나 새보수당 측이 “당명이 너무 길고 ‘새집’ 느낌도 떨어진다”고 반대해 ‘한국’이란 단어는 빠졌다. 당색은 한국당 색깔인 짙은 빨강 대신 젊은 층이 선호하는 ‘밀레니얼 핑크’로 정했다. 밀레니얼 핑크는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작년부터 명함에 써 온 색깔이다. 박형준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통합을 위한) 최종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내일까지 쟁점 사안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신당 의석수는 한국당 106석에 새보수당(8석)과 전진당(1석)까지 더해 115석이 된다. 김중로 의원 등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이 당을 탈당해 신당에 합류하면 의석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당 최고위·공관위 확대 재편키로

통준위가 이날 신당 당명과 당색을 결정했지만, 신당 지도부와 공관위 구성 등 ‘디테일’에 대해선 통합 주체 간 이견이 남아 있다. 통준위는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황 대표를 중심으로 한 한국당 최고위를 그대로 승계하되, 다른 통준위 참여 집단 몫으로 최대 4명의 최고위원을 추가 임명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 공동위원장은 “통합 신당은 빠르게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며 “당무를 결정하는 최고위 틀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통준위는 현재 9명으로 구성된 한국당 공관위도 최대 13명까지 늘려 새보수당 등 몫으로 추가 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한국당은 이번주 내로 당헌·당규를 개정할 예정이다. 한국당 당헌·당규에는 최고위는 총 8명, 공천위원은 10인 이내로 구성하도록 돼 있다.

다만 새보수당이 “공관위 확대 재편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이어서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새보수당은 “현 한국당 공관위를 그대로 두자”고 주장하는 반면 통준위에 참여한 시민단체 등은 ‘공관위원 추가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유의동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시민단체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공관위를 흔든다면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공천 분란’으로 보수 와해의 단초가 됐던 20대 총선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박 공동위원장은 “공관위원을 몇 명 더 늘릴지는 신당이 창당된 뒤 정할 것”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공관위원을 추가로 추천하되, 통합 대상 간 ‘지분 나누기’ 식 추천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헌형/성상훈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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