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남자친구가 '몰카'를 촬영하고, 이를 내 가족들에게 공개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A 씨가 최근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몹쓸 짓을 한 전 남자친구에게 온라인을 통해 공개 편지를 썼다. A 씨는 "내가 목숨걸고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저 아이를 매장시키려는 이유가 아닌, 그 사람과 엮일 여성들이 나와 같은 일들을 겪을까봐 그런 것"이라며 분노를 토로했다.
A 씨는 "먼저 어제 네가 나 몰래 갖고 있었던 우리의 은밀한 사진을 프린트했고, 그걸 우리집 앞에 두고 '걸*니까 다 *먹어라"라고 쓴 글을 우리 부모님이 아침에 보고 출근도 못할 만큼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는 걸 꼭 알았으면 한다"면서 장문의 글을 시작했다.
A 씨는 "(사진을 붙인 건) 집 앞에만 그런 거라고 말하는 널 보고, 재활용이 안되겠다(고 느꼈다)"며 "1년 가까이 만나는 시간 동안 내가 너한테 제일 상처받았던 건 20살이 되고, 우리가 처음 관계를 맺고 나서가 아닐까 싶다"면서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관계 중 피임 도구가 찢어진 것을 언급하며 "난 불안에 떨며 바로 병원에 갔고, 내 몸 안에 찢어진 고무를 꺼내고, 초음파 검사를 받고, 사후피임약 처방까지 받으면서 돈이 10만 원 가까이 나왔다"며 "넌 미안하다며, 약 처방 받을 때 보태라며 5만 원을 줬는데 헤어지자고 하니 그 5만 원을 다시 돌려달라고 욕설에 협박도 했지?"라고 폭로했다.
결별 이후에도 지속적인 협박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A 씨는 "헤어지자고 할 때마다 우리집 찾아와서 협박하고, 엄마한테 사후피임약 먹은거 말할 거라고 협박하고, 난 이제 이 협박에서 벗어나려 한다"면서 마음의 결심을 굳힌 배경을 전했다.
이와 함께 전 남자친구에게 받은 협박성 문자도 공개했다. 문자 속에는 욕설과 함께 "돈 돌려달라", "전화 받아라", "전화 안받으면 찾아가겠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마지막 문자에는 "미안하다"면서도 "딴 데 어디 말하지 않았고, 집 앞에만 그런 거니 미안하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해당 글이 관심을 받은 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 씨의 전 남자친구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카카오톡 메신저 캡처가 공개 됐다. 대화에는 "내가 사진 프린트해서 걔 집 앞에 놔뒀다", "**다", "*친다" 등 A 씨를 비하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기고 있다.
A 씨의 전 남자친구는 한 대학의 입학을 앞둔 20학번 신입생으로 알려졌다. 이제 성인이 된지 2달 밖에 안 된 스무살이 여자친구 폭행은 물론 리벤지 포르노를 일삼았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A 씨 전 남자친구의 행동에 대해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다) 자문단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제1항을 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설사 영상 촬영 당시 동의하더라도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은 영상을 배포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승 연구위원은 "이 사건의 경우 14조 제1항 위반 (몰카), 현관에 붙이는 행위(복제물 공공연하게 전시), 성적 모욕을 준 모욕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벤지 포르노 등 디지털 성범죄는 최근 5년 사이 4만7000건이 넘어설 만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피해에 비해 가해자들의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대검찰청에서도 불법촬영물 관련 수사원칙을 표명하면서 "여러번 촬영하고, 이를 유포하고, 동일인 식별이 가능한 경우 등에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김가헌 변호사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전 여자친구 및 그 부모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위자료)이라는 민사 문제도 발생한다"면서 "최근 이런 유형의 범죄에 대해 강하게 처벌하는 추세이므로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못하면 구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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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알못 자문단=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김가헌 서울시 공익변호사
이미나/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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