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밸류맵에 따르면 연남동 단독다가구 및 상업업무시설의 거래량이 지난해 30건에 그쳤다. 2017년 74건에서 2018년 53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토지면적 3.3㎡당 평균 매매가 역시 지난해 약 3500만원으로, 2018년도 매매가(4200만원)에 비해 16% 정도 떨어졌다. 지난해 매매된 건물 30개 중 22개가 8m 미만 도로에 접한 물건이었다. 메인 도로변이 아니라 좁은 골목에 있는 물건이 거래됐다는 얘기다. 오동협 원빌딩중개법인 대표는 “주로 개인들이 연남동에 투자했다”며 “개인이 매수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1급지 가격이 뛴 터라 주로 2·3급지 물건이 거래되면서 평균 거래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1급지 가격이 더 오르려면 법인이 뛰어들어야 한다”며 “대개 2종 일반주거지역인 데다 대지면적이 적어 법인이 투자하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남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권리금이 사라진 점포가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다. 권리금을 받지 않고 점포를 넘긴다는 건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연남동은 투자자뿐 아니라 임차인에게도 힘든 곳이 되고 있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꾸준히 오르는 임차료에 비해 매출은 성장하지 않아서다. 연남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소비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더욱 힘들어졌다”며 “지나다니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 매출로 연결되지 않아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남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트렌드에 민감한 상권인 데다 경쟁이 심해 가게가 자주 바뀐다”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일부 점포는 여전히 활황이지만 고전하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공한 위성 상권으로 평가받는 연남동이 여타 트렌드 상권처럼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염정오 점포라인 과장은 “2년 새 무권리 상가가 확 늘었다”며 “이는 상권이 무너지는 초기 신호이고 그다음 단계가 공실 증가”라고 말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신촌 홍대 등에서 밀려난 임차인들이 몰리면서 형성된 연남동 상권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