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대본·기악 편성…돌아온 '아비, 방연'

입력 2020-02-17 17:37   수정 2020-02-18 03:10

조선 초기 단종의 비극을 다룬 창극 ‘아비, 방연’(사진)이 5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은 다음달 6~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아비, 방연’을 공연한다. 이 작품은 2013년 창극 ‘메디아’로 호평받은 한아름(작가)·서재형(연출가) 부부가 2015년 국립창극단과 손잡고 선보인 두 번째 창극이다. 초연 당시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조선 초기 계유정난이 배경으로 단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의금부도사 왕방연의 이야기다. 왕방연은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한 뒤 단종을 강원 영월로 귀양 보낼 때 호송하고, 유배 중이던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는 임무를 맡은 실존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출생과 사망에 대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는다. 작가는 실제 역사에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단종의 충직한 신하였던 왕방연이 딸을 살리기 위해 주군을 저버리는 비극으로 빚어냈다.

재연을 위해 한아름·서재형 부부와 작곡가 황호준 등 초연 제작진이 다시 모였다. 대본과 노랫말의 언어를 정교하게 다듬고, 수정된 대본에 맞춰 추가된 소리 대목 등을 새롭게 작곡했다. 기악 편성에도 변화를 준다. 거문고, 몽골 전통 현악기 마두금, 다양한 목관악기 등 이색적인 조합을 이룬 초연의 편성에 대금과 아쟁을 더했다. 국립창극단 관계자는 “조명과 영상도 새롭게 디자인해 한층 세련된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주인공 왕방연 역의 국립창극단원 최호성과 딸 소사 역의 객원배우 박지현이 5년 만에 부녀로 재회한다. 초연 당시 13세였던 박지현은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서 판소리를 전공하며 실력을 쌓아온 만큼 이번 공연에서 특유의 애련한 성음과 더욱 탄탄해진 소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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