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전의 병은 대혈관 전위다. 폐동맥과 대동맥 위치가 바뀐 채 태어나는 질환이다. 폐동맥은 심장에서 폐로, 대동맥은 심장에서 온몸으로 피를 보낸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온몸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다. 제때 처치받지 못하면 생후 한 달 이내에 2명 중 1명꼴로 사망한다.
수술이 급했지만 네팔에서는 힘들었다. 스리전 부모는 네팔 카트만두에 봉사하러 온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지난달 11일 급히 찾았다. 아이는 심장에서 피를 제대로 내보내지 못해 생긴 청색증으로 피부가 파랗게 변해 있었다. 당시 아이를 진료한 김영휘 서울아산병원 해외의료봉사팀 교수(소아심장과·사진 오른쪽)는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수술하면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한국에 있던 윤태진 소아심장외과 교수(왼쪽)는 검사지를 확인한 뒤 바로 한국으로 데려오라고 했으며, 병원은 치료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지 봉사팀은 여권, 비자 발급 등 절차를 15일 만에 끝낸 뒤 지난달 26일 한국으로 아이를 데려왔다. 지난달 29일 바뀐 혈관을 제자리로 돌리는 수술을 했다. 아이는 수술 19일 만인 지난 17일 무사히 퇴원했다.
스리전의 어머니 스리저너 씨(가운데)는 “아이가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적적으로 도와준 병원에 감사한다”고 했다. 윤 교수는 “수술 적기를 놓쳐 쉽지 않았지만, 아이의 심장이 두 달간 버텨준 덕에 잘 치료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해외의료봉사팀은 네팔, 몽골, 베트남 등 해외 의료취약 지역에서 환자를 살리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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