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석 대표가 이끄는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업계에서 ‘스몰 펀드의 강자’로 불린다. 1999년 설립 이후 7444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과정에서 활용한 펀드가 36개에 달한다. 펀드 하나가 담은 자금이 200억원 안팎이었다는 얘기다. 펀드 규모를 작게 하는 것은 투자 회전율을 높이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름만 대면 아는 벤처기업이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투자를 받아 성장했다. 글로벌 생활용품 제조업체 유니레버에 3조원 상당에 매각되며 K뷰티 열풍을 몰고온 카버코리아, 국내 전자책 시장의 강자로 기업가치 1조원을 바라보는 리디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이들 기업에 투자해 각각 열 배 안팎의 수익을 올렸다. 마켓컬리, 위드이노베이션(여기어때) 등도 미래에셋벤처투자를 거쳤다.
2010년부터는 사모펀드(PE) 부문을 설립해 바이아웃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0년 유진그룹 계열사로 경영난을 겪던 로젠택배 지분 100%를 800억원에 인수해 2013년 베어링PEA에 16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2018년엔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인 큐리어스파트너스와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받고 있던 액체 화물 보관 전문업체 성운탱크터미널을 551억원에 인수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구조조정 기업에서 혁신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이 우리 전략”이라고 말했다.
늘 작은 펀드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엔 9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를 결성했다. 덩치가 큰 스타트업을 겨냥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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