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바람이 거세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대를 돌파하며 '샌더스 대세론'이 급부상할 조짐이다. 중도 진영에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아직 경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도 않았는데 19%의 지지율로 2위에 올랐다. 향후 경선 구도가 '샌더스 대 블룸버그'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미 공영 NPR 라디오와 PBS뉴스아워가 지난 13~16일(현지시간) 민주당 성향 유권자 5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샌더스가 31%로 1위, 블룸버그가 19%로 2위에 올랐다. 작년 12월과 비교하면 샌더스는 지지율이 9%포인트나 뛰면서 30%대로 올라섰다. 그동안 샌더스 지지율은 20%대 중반에 머물렀었다.
NPR은 샌더스가 45세 미만 진보성향 유권자와 도시 거주자, 고졸 이하 유권자는 물론 여성, 대학 졸업자, 교외·시골 거주 유권자층에서도 지지율도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지층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추세라면 '샌더스 대세론'이 조성될 수 있다.
블룸버그도 작년 12월에 비해 지지율이 15%포인트나 뛰었다. 블룸버그는 아직까지 경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2월에 열리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4개주 경선을 건너뛰고 14개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3월3일 '슈퍼 화요일'로 직행할 계획이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전국 2위로 오른건 당초 중도 진영의 유력 후보로 꼽혔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에서 각각 4,5위로 추락하면서다. 게다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돌풍을 일으킨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뉴햄프셔에서 '깜짝 3위'에 오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다른 지역에선 지지율이 낮다. 이 빈틈을 블룸버그가 치고 들어온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15%의 지지율로 3위에 그쳤다. 이어 진보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12%, 클로버샤 9%, 부티지지 8% 순이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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