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은 동시대 이웃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이고,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들이 실감나게 표현한 현실의 분위기를 담은 영화라 더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편지를 보내, '조금만 쉬고 일하라'고 했습니다. 저도 하던 대로 뚜벅뚜벅 이 길을 걸어나가겠습니다."
아카데미 영광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기생충' 팀의 이야기다.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봉 감독은 "여기서 제작발표회 한지 1년이 됐다.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다 오게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분이 묘하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다. 봉 감독과 6개월 정도, 지난해 8월부터 오늘까지 영광된 시간을 보냈다. 좋은 성과를 거둬서 뛰어난 한국 영화의 모습을 선보이고 돌아와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는 "성원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처음 가서 무려 작품상까지 받아오게 됐다. 작품상은 개인보다 이 작품에 참여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모든 분들과 영광, 기쁨, 경력이 되는 상이라 더욱 기뻤다"고 거들었다.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트로피 4개를 들어 올렸다.
이 영화는 지난해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 수상행진을 이었고, 마지막으로 오스카 트로피까지 품에 안으며 유럽과 북미 등 전역에서 최고 권위상을 휩쓴 아시아의, 한국의 영화로 기록됐다.
이는 101년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칸과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동시에 최고 작품상을 받은 사례는 1955년 '마티' 이후로 '기생충'이 두 번째다. 이를 포함해 '기생충'은 총 174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오스카 수상 후 '기생충' 신드롬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주말 북미 지역 티켓 판매 수입은 한 주 전보다 234% 증가한 550만 달러, 우리 돈 약 65억 원을 기록하며 '오스카 효과'를 누리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의 흥행 수입도 주말 사이 1270만 달러가 늘면서 전 세계 누적 티켓 판매 수입은 2억 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400억 원에 달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다음은 '기생충' 기자회견 일문일답.
▶ '기생충'에 앞서 '설국열차', '괴물' 등이 있었기에 블랙코미디 기반으로 현실의 이야기를 풀어낸 지점은 한국 관객에게 익숙하다. 그런데 '기생충'에 와서 전세계적으로 폭발력을 가지게 됐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봉준호 감독='괴물'과 '설국열차'는 SF적 요소가 많다. 이번 영화는 동시대 이야기다.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들이 실감나게 표현했다. 현실에 기반한 분위기의 톤이라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스스로 짐작만 해봤다. 준비하고 있는 두 편의 작품은, 평소 하던대로 준비하고 있다. '기생충'도 배우, 제작사 등도 평소 해왔던대로 평상심을 유지하며 찍었는데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었고 그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고 보시면 된다. 접근 방식이 다르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 '기생충'을 통해 대한민국 최초로 '아카데미' 캠페인이라는 것이 처음 알려졌다. '로컬'이라고 칭했던 말도 크게 회자됐다. 수상 소감도 계획이 있었나.
봉 감독= 후보 오른 영화들이 오스카 캠페인을 열심히 한다. 저희는 네온이라는 북미 중소 배급사와 일했다. 게릴라전이라고 할까? 거대 스튜디오 등에 비하면 못 미치는 예산으로 진행했지만 열정으로 뛰었다. 저와 송강호 선배가 코피를 흘릴 일이 많았다. 실제로 송강호가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인터뷰가 600개 이상, 관객과의 대화도 100회 이상 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존재했다. 다른 작품들이 물량공세를 펼쳤다면 저희는 팀워크로 똘똘 뭉쳐 물량의 열세를 커버했다.
한때 그런 생각도 했다. 저뿐 아니라 노아 바움벡 감독이나 타란티노 감독을 보면 바쁜 창작자들이 일선에서 벗어나 많은 시간을 들여 캠페인을 하고, 이런 게 낯설고 이상하게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작품을 밀도있게 검증하는구나 싶었다.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점검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었겠다. 결국 마지막에 아카데미에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것이고, 전통을 가진 과정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송강호=저는 미국 처음 갈 때 첫 경험이라 아무 생각없었다. 6개월간 예술가들과 같이 호흡하고 늘 보면서 이야기 나누고, 그 과정을 밟다 보니, 내가 아니라 타인들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지 않나 싶다. 상 받는 과정이라기보다 우리 작품을 통해 세계 영화인과 어떻게 호흡하고, 어떤 공통점에 대한 소통과 공감을 할 수 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제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위대한 예술가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봉 감독= '로컬'은 영화제 성격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아카데미는 미국 중심 아니겠냐고 쓱 나온 단어일 뿐이었다. 미국 젊은이들이 트위터에 많이 올렸다고 하더라. 전략을 갖고 하지는 않았다.
▶ 엄청난 화제가 된 수상소감에 대해서는.
봉 감독=유세윤, 문세윤이 패러디 한 것을 봤다. 정말 천재적이다. 최고의 엔터테이너시다.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이 편지를 보내왔다. 몇 시간전에 읽었다. 저로서는 영광이었다. 개인적으로 보낸 편지라 내용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마지막 문장에 '수고했고 조금만 쉬어라'라고 했다. 차기작을 기다리신다고 했다. 감사하고 정말 기뻤다.
▶ 이번 수상으로 '번아웃' 증후군이나 많은 감정에 직면할 것 같다.
봉 감독='옥자' 끝났을 때 번아웃 판정을 받았다. '기생충'이 너무 찍고 싶어 없는 기세를 긁어 모아서 했다. 촬영보다 긴 캠페인도 끝냈고, 오늘에서야 끝이 나는구나 생각했다. 2015년 초에 곽신애 대표와 '기생충'이야기를 했었다. 행복한 마무리라 기쁘다. 노동을 정말 많이 하는 것은 사실이다. 쉬어볼까 생각했는데 스콜세지 감독이 쉬지 말라고, 조금만 쉬라고 하셔서…
▶많은 배우들이 할리우드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정은=사실 '기생충' 초반엔 제가 배우가 되어 할리우드나 한번 가봐야 하지 않나 했다. '기생충' 이후 세계에서 알아주니, 꼭 가야하나 싶다. 그런 기회가 온다면 생각해보겠다. 영어 인터뷰는 외우느라 너무 힘들었다. 감독조합상 받을 때 일정상 저 밖에 없었다. 보통 외국에선 감독을 소개해준다. 저는 영어를 잘 못해 갈등을 했다. 대사 외우듯 연습해서 괜찮았다.
봉 감독= 멋졌다.
박소담='기생충' 끝나고 '특송'이 마무리 됐다. 시간이 잘 맞아서 캠페인에 참여했다. 마침 좋은 연락들을 주셔서 색다른 화보를 찍고 왔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것 같아 기회가 된다면 살아갈 날이 많기에 언젠가 도전을 해보고 싶다.
송강호=저는 헐리웃이 아니라 국내에서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작년 1월말 이후, 13개월째 아무런 일이 없다. 국내에서 일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이선균=저도 큰 계획을 갖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이번에 느낀 것은 연초마다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도전하셨으면 한다.
조여정=저는 한국말로 하는 연기도 어렵다. 할리우드 진출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저도 한국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하는게 바람이 더 크다.
장혜진=저는 한국에서도 화보를 찍어본 적이 없다. 한국 화보부터 찍어보고 싶다. 외국에서 제의가 된다면 '와이 낫?'이라고 하고 싶다. 이번에 많은 것들을 보고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영어공부 시작하겠다.
박명훈=영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알아 듣지도 못하고 얘기도 못했다. 화보, 여러가지는 조용히 숨어서 진행하고 있었다. 별로 모르실 수 있다. 할리우드도 조용히 추진을 해보려고 하겠다.
▶ 다음주 '흑백판' 개봉 의도는?
봉 감독='마더' 때도 만든 적이 있다. 고전이나 클래식에 대한 동경, 로망이 있었다. 모든 영화가 흑색인 시절이 있지 않나. 1930년대를 살고 있고, 흑백으로 찍었다면 하는 영화적 호기심이 있다. 영화 매니아 분들이라면, 그런 관심이 있다. 홍경표 감독과 의논을 해서 흑백 버전을 만들었다. 로테르담 영화제서 상영했는데 똑같은 영화인데 묘하다. 다른 느낌들이 있다. 선입견을 가지실까봐 말씀을 드리긴 힘들다. 한 관객이 흑백으로 보니까 더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하더라. '마더' 때도 그렇지만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섬세한 연기의 디테일, 뉘앙스를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컬러들이 사라지니 눈빛과 표정에 집중할 수 있겠다.
▶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어떤 기분이었나.
봉 감독=비행기에서 간신히 기내식을 먹었다. 육체적 감정적으로 소진됐다. 생각을 정리하며 시적 문구도 남겨봤어야 했는데 그럴 여력이 없었다.
▶'기생충'의 어떤 점에서 영감을 얻고 시나리오를 썼는지.
한진원 작가=이 작업, 자료조사 하며 만나게 된 여러분들. 서민으로 태어났다. 박 사장의 집은 판타지였다. 취재원들과의 취재가 그래서 중요했다. 감독과 보고하고 나누면서 디테일을 쫓아나가는 작업을 했다.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봉준호 감독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 작가=참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 답을 내리지 못했다. 제 생각엔 우리 영화엔 잔혹한 악당이나, 선과 악의 대립이 없다. 10명의 캐릭터를 보면 드라마가 있고 각자의 이유가 있다. 모두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이야기를 따라갈 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이정은=여기 있을 땐 잘 몰랐다. 아카데미 간다는 게 배우로서 큰 기쁨이었다. 일조할 수 있는걸 충분히 해야겠다고 해서 단순한 마음으로 갔다. 봉준호의 인기가 너무 많았다. 저는 봉준호와 송강호를 쫓아다니느라 바빴다. 앞서 칸 영화제에 여러편 후보작이 나왔을 때 생각한 건데 과거에 대한 회상, 현 시대를 짚는 영화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미국, 유럽의 젊은 친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나. 이 영화가 재밌고 심도있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공감한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이 더 인기가 있는 것은, 아카데미가 경쟁적 구도같아 보이지만 8월부터 동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봉 감독은 항상 유머를 잃지 않아서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 트로피는 어떻게 했나.
곽신애 대표=저희가 총 6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영화제에서 정해놓은 수상자가 있고, 트로피에 이름이 쓰여있어서 그 이름이 쓰여있는 사람이 자기 것을 챙겨가는게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좋은 취지의 상황이 있을 때 전시나 그런 고민을 하겠다. 봉준호 감독이 4개를 다 받아서 무겁다고 1개는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다.
▶'우리가 선을 넘은줄 알았는데 오스카가 선 넘었다'고 말한 이선균, 어떤 감정이었나.
이선균=너무 벅찼다. 저희가 선을 넘는거라고 생각했다. 4개 부문 상을 받고 보니까 아카데미가 큰 선을 넘은 것 같더라. 편견 없이 좋아해주신 아카데미 회원에게 감사하다.
조여정=저도 무대에 서 있을 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표정 재밌는 영상도 돌아다니더라. 저희만 한국사람이고, 무대 전체에 올라가 있는 걸 보며 영화의 힘은 대단하구나, 영화가 한 가지 언어구나 라는 것을 체감했다. 봉 감독이 영화를 만든게 언어를 떠나서 얼마나 인간적으로 잘 접근을 하셨으면 다 통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자랑스럽게 서 있을 수 있었다.
송강호=화면을 잘 보시면 바로 옆에 앉아 있었다.굉장히 자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칸 영화제 때 과도하게 하는 바람에 갈비뼈 실금이 갔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이번에는 얼굴 위주로, 뺨을 때리기도 하고 뒷목을 잡기도 했다. 갈비뼈만 피해갔다. 자제했던 기억이 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 미국서 드라마화 되는 '기생충'
봉 감독=제가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연출은 이후에 차차 찾을 예정이다. 아담 멕케이가 작가로 참여한다. 몇 차례 만나 이야기도 나눴다. 기생충이 애초에 가진 주제 의식, 동시대의 빈부격차에 대한 이야기를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더 깊게 파고들어가게 될 것 같다.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명칭을 쓰더라. 시즌을 길게 가는 것이 아닌 '체르노빌' 같은 시리즈처럼 5개정도 밀도의 TV 시리즈를 만들려고 한다. 틸다 스윈튼, 마크 러팔로 언급이 나왔는데 공식 사항은 전혀 아니다. 아담 멕케이 작가와 이야기의 구조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설국열차'도 미국에서 5년여 만에 방송된다. '기생충'도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순조롭게 첫 발을 디디고 있는 상황이다.
▶'기생충'이 한국 사회 불균형에 대한 어두운 묘사라고 볼 수 있다.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이유는.
봉 감독=최성재가 없던 상황에서 영어 질문을 듣게 되어 놀랐다. 자주 들었던 질문이다. 그 부분은. 도발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스토리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은 싫었다. 우스꽝스럽고 코미디스러운 면도 있지만 현대사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쓰라린 면도 있었다. 1센치라도 피하고 싶진 않았다. 엔딩에 이르기까지 정면돌파 해야했다. 어쩌면 그 부분을 관객이 불편해 할 수 있겠지만, 두려움으로 당의정을 입혀 달콤한 장식을 하면서 영화를 끌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 대해 솔직히 그리려 했다. 대중적 측면에서 위험할 순 있어도 이 영화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생각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프랑스, 베트남, 일본, 영국에서도 오스카와 상관없이 이미 북미에서도 역대급 기록을 써나가고 있었다. 그 부분이 되게 기뻤다. 수상 여부를 떠나 전세계 동시대 많은 관객의 호응이 기쁨이었다.
왜 그렇게 호응을 해줬는지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분석해야 할 것 같다. 그것이 저의 업무는 아닌 것 같다. 이미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많은 평론가, 관객이 평가해주실 것 같다. 영화 산업을 위해 저는 시나리오를 쓰는게 최선인 것 같다.
▶영화 산업 불균형에 대한 생각은.
봉 감독= 해외에서 많은 질문 받았다. 한국 영화에서 좋은 작품이 나오는 이유는 뭐냐고. 저도 '플란다스의 개' 이야기를 한다. 요즘 젊은 감독이 그런 시나리오를 들고 왔을 때 과연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1999년 데뷔를 했다. 20여년 간 눈부신 발전과 동시에 젊은 감독이 이상한 모험적인 작품을 하긴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었다. 재능있는 친구들이 산업으로 흡수되기 보다 독립영화만 만드는, 평행선을 이루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했다. 2000년대 초,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때는 메인스트림과 독립영화가 상호 침투, 좋은 의미에서의 다이나믹한 충돌이 있었다. 그런 부분의 활력을 되찾는 것은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8090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 영화가 어떻게 쇠퇴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 길을 걷지 않으려면 많은 산업이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가 가진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적 영화를 산업이 껴안아야 한다. 최근에 나온 훌륭한 독립영화들을 보면 워낙 큰 재능이 이곳저곳 꽃 피고 있다. 산업과의 좋은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 봉준호 생가를 보존하자 그러고 있다.
봉 감독=저도 기사를 봤다. 동상과 생가...네. 그런 이야기는 제가 죽은 후에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가리라 하고 있다. 그걸 가지고 딱히 할 말은 없다.
▶짜파구리를 램동으로 번역하는 등 '자막'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봉 감독=달시 파켓님과 처음 한 것이 아니다. 플란다스의 개부터 모든 작품을 했다. 패턴이 있다. 한국말을 되게 잘하는 미국인이고, 부인은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이라 상호작용이 놀랍다. 저는 맥락을 짚은 것 뿐이다.
▶미국 관객과 한국 관객의 차이.
봉 감독=이정은 배우 미국에서 엄청 화제였다. 늦은 밤 벨을 누르는 순간 영화의 모든 것이 뒤바꼈다고 좋아한다. 시상식 입장할 때 톰 행크스 부부를 봤다. 송강호, 이선균, 이정은 배우 보고 아주 반가워했다. 길에서 쿠엔틴 타란티노를 만났는데 '기생충'을 봤다면서 20분 정도 이야기를 하는데 10여분 정도를 조여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루 내내 그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미국 배우조합상(SAG)에서 앙상블상 수상으로 입증했듯 누구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열렬한 지지가 있었다. 아카데미 투표에 있어서도 배우 협회 비중이 컸다. 작품상을 받는데 1등공신, 멋진 앙상블의 배우, 미국 배우 협회 회원들이 아닌가 분석했다.
송강호=봉 감독이 한 20년간 그렇게 기뻐하는 순간을 목도한게, SAG 배우상 받을 때였다. 이 사람이 이렇게 기뻐하는구나 싶었다. 그런 추억이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사진=변성현, 영상=조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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