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경북(TK) 지역구 공천 면접을 19일 당일 돌연 연기했다. ‘TK 물갈이’를 위한 자진 불출마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TK 공천 면접을 20일로 하루 연기하고 PK 공천 면접만 했다. 공관위는 당초 이날 경남 9개 지역구 후보자 30명과 함께 대구 11개 지역구 후보자 38명도 면접할 예정이었다. 통합당은 표면적으로는 기존 면접 결과를 검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공관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했던 면접에 대해) 복기하고 재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되는 TK 지역 의원들이 불출마 결단을 내리지 못하자 공관위가 하루 더 시간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칫 공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천 탈락’보다는 자진 불출마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자가) 앞으로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진복 통합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 동래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공천 면접을 받은 지 하루 만이다. 이 의원은 “당이 개혁적이고 혁신적인 공천을 할 수 있도록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미래한국당으로 옮겨 개혁의 밑거름으로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한국당에서 비례대표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의원의 결정으로 PK 지역 불출마 의원은 총 24명 가운데 10명으로 늘어났다.
통합당에서 TK ‘공천 물갈이’ 대상이 될 의원들은 이미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대구에서 4~5명, 경북에서 3명가량이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이란 얘기가 나온다.
통합당은 20일에는 일부 수도권 지역의 공천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17일 뒤늦게 서울 종로 공천을 신청한 황교안 대표는 20일 면접을 본다. 공관위는 지난 13일 일부 단수 공천 신청자의 공천을 확정하면서 ‘황교안(서울 종로)-오세훈(서울 광진을)-나경원(서울 동작을)’으로 구성된 ‘삼각편대’의 틀을 우선 구축했다. 여기에 당내 최다선인 김무성 의원(6선)을 서울에 전략 배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공관위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지역구 ‘교통정리’를 놓고도 고심 중이다.
공관위의 ‘서울 험지’ 출마 압박에 ‘경남 험지’인 양산을 출마를 타협안으로 제시한 홍 전 대표는 밀양이 아니라 양산을 면접에 참여할 전망이다. 양산을 면접 일정은 20일로 잡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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