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용서 추출한 파이프라인 기술수출 성과낼 것"

입력 2020-02-19 15:28   수정 2020-02-20 00:56


“한국인의 토종 약재인 녹용에서 추출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세계적인 권위자들과 협력해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죠.”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은 19일 “올해 안에 구강점막염 미국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에서 기술수출 등 성과를 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1999년 설립된 엔지켐생명과학은 원료의약품 회사로 시작했다. 그러다 홍창기 전 서울아산병원장에게서 녹용에 소량 함유된 유효물질을 화학적으로 합성해보라는 제안을 받고 개발에 착수했다. 2005년 합성 신약 ‘EC-18’을 제조하는 데 처음 성공한 뒤 2011년 양산 기술까지 완성했다.

안전성·효능 입증된 녹용에서 추출

손 회장은 예로부터 한국에서 약재로 쓰여온 녹용으로 신약을 개발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약재인 녹용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자료가 풍부하다”며 “EC-18은 녹용에 들어 있는 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으로 지금까지 20여 편의 논문을 통해 기전을 규명했다”고 했다.

저분자화합물 EC-18은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하는 것을 막는다. 손 회장은 “선천성 면역세포의 일종인 호중구는 이상이 생기면 다른 데로 이동하지 않고 장기에 계속 머물면서 염증을 유발한다”며 “구강점막염, 호중구 감소증, NASH 등이 이런 이유로 발병한다”고 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국내와 미국에서 호중구 감소증, 구강점막염 치료제의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호중구 감소증은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백혈구에서 호중구가 지나치게 감소해 세균 등 감염에 노출되는 질병이다. 구강점막염은 항암 치료를 받은 두경부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환자의 구강 기능을 저해해 음식 섭취 등을 어렵게 한다. 두 질환 모두 효과적인 치료제가 아직 없다.

손 회장은 “구강점막염 치료제는 늦어도 4월께 최종 환자 등록을 마치고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 2상 상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 임상 결과를 내놓겠다”고 했다.

NASH 치료제 개발 가속화

손 회장이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NASH 치료제다. NASH 치료제 시장은 2026년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외 바이오기업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EC-18 기술이전을 위한 비밀유지협약(CDA)을 체결했다. 일부 기업은 세부적으로 기술을 실사하고 있는 단계다.

그는 “NASH는 비만세포, 근육세포, 소장상피세포 등 다양한 원인을 가지고 있는 복잡한 질환인데 경쟁사들의 후보물질은 하나의 표적에만 집중한다”며 “EC-18은 이들과 다른 새로운 기전을 가진 신약”이라고 했다. 전임상 수행기관을 통해 인터셉트파마의 ‘OCA’, 마드리걸의 ‘MGL-3196’ 등 다른 경쟁 후보물질과 비교했더니 EC-18의 효능이 더 뛰어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NASH 권위자로 꼽히는 마이클 찰턴 미국 시카고의대 교수를 과학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찰턴 교수는 NASH 분야의 주요 콘퍼런스인 ‘NASH-TAG’를 이끌고 있으며 길리어드, BMS,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의 NASH 연구 자문을 맡고 있다. 손 회장은 “올해 안에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글로벌 임상 2상 계획(IND)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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