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몇 번으로 해외 주식을 구매하고 보험·카드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금융.’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사진)가 제시한 금융시장에서 카카오페이의 역할이다. 그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핀테크(금융기술) 발전이 누구든 부담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투자 분야에선 효과가 더 크다”고 했다.
류 대표는 삼성SDS 개발자 출신으로 2011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기능 개발을 총괄했으며 2017년 카카오페이 출범부터 대표를 맡았다.
그는 ‘자산 규모와 상관없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카카오페이의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은행 프라이빗뱅킹(PB)과 증권사 자산관리(WM) 서비스는 여윳돈을 최소 1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가 내놓고 있는 금융 서비스로 자산관리 서비스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그는 “플랫폼으로 개인 자금을 모으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소액 투자자도 PB 이상의 서비스를 받고 더 좋은 금융 상품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가 간편결제 부문과 금융(투자) 기능을 수익의 두 축으로 삼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제·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주식, 채권, P2P 대출채권, 판매, 자산관리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유인해 회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는 설립 후 처음으로 월별 손익분기점을 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다. 류 대표는 “조만간 다른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골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1호 상품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가 금융시장의 메기로 떠오르면서 독특한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는 “조직 내 직위에 상관없이 치열하게 토론한다”며 “서로의 생각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보완하는 문화가 획기적인 금융서비스를 탄생시킨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최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간편결제, 블록체인, 인슈어테크,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 전 업종을 아우르는 민간협회다.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와 ‘2파전’을 벌이고 있으며 이달 말 회원사 300여 곳의 투표로 정해질 예정이다. 그는 “전자금융법 개정,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산업 도입, 가상화폐 국제기준 이행 등은 핀테크 시장 발전을 위한 중요 요건”이라며 “정부와 업계 간에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5년여간 핀테크 시장을 개척하면서 누구보다 어려움을 잘 안다”며 “기존 금융권과 대등한 목소리를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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