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규제로 인한 희비...조선·해운도 항공 닮아갈까

입력 2020-02-19 16:29   수정 2020-02-19 16:31

선박 연료가 석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되면서 조선업과 해운업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대규모 수주로 이어진 항공기 업계 사례가 조선 업계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하나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사들의 주가(S&P500 Airline Index)가 최근 20년간 36% 오르는 동안 보잉과 에어버스의 주가는 7배 가까이 상승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주도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로 신형 항공기 주문량이 폭주한 영향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항공산업은 1960년대부터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로 항공기 주문량이 늘기 시작했다"며 “항공기 제작사의 수주 잔량이 늘어날수록 과당 경쟁에 빠진 항공사들의 주가는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규제로 향후 LNG추진선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선박 추진 연료를 석유에서 LNG로 바꾸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철도와의 운송 경쟁력도 좁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제철도연합 등에 따르면 기존 선박의 화물 100t당 이산화탄소 배출량(4.1t)은 철도(0.5t)에 비해 8배 가량 많다. 대우조선해양과 독일 만(선박용 엔진부품 제조사)과 함께 상용화를 주도한 ME-GI 2중연료 추진엔진을 선박에 탑재하면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NG연료를 공급하는 전 세계 주요 벙커링 항구에서 LNG선박의 연료 판매량이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신규 LNG선박의 증가로 기존 선박의 경쟁력은 약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무현 연구원은 “선박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LNG추진선 수요가 늘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한국조선업 주가가 오르고 해운업 주가는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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