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김형오 갈수록 이상해져"…통합당 공천에 불만

입력 2020-02-19 20:17   수정 2020-02-20 01:39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새로운보수당 출신들이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의 공천 방식을 놓고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새보수당 출신 이혜훈 통합당 의원이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 의원과 나눈 메시지에서 유 의원은 “이언주 의원이나 새보수당이나 통합은 마찬가지인데 이 의원은 험지인 경기 광명을 피해 부산으로 단수 공천받고 이혜훈은 컷오프(공천배제), 지상욱·민현주는 수도권 경선, 하태경은 경선”이라며 “이런 결과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공관위원장의 공천 원칙이 뭐냐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이혜훈 의원이 “죄송하다. 대표님께 채근하는 것 같다”고 하자 “괜찮다. 김형오가 갈수록 이상해지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자유한국당, 새보수당, 미래를위한전진4.0 출신 사이에 진통이 시작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당 출신 통합당 관계자는 “유 의원이 공천 지분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저를 비롯해 공관위원 누구 하나 사심을 갖고 임하는 사람이 없다”며 “그러다보니 당사자들에게 불리할 수도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대구·경북(TK) 지역구 공천 면접을 당일 돌연 연기했다. ‘TK 물갈이’를 위한 자진 불출마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관위는 당초 이날 경남 9개 지역구 후보자 30명과 함께 대구 11개 지역구 후보자 38명도 면접할 예정이었다. 통합당은 표면적으로는 기존 면접 결과를 검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되는 TK 지역 의원들이 불출마 결단을 내리지 못하자 공관위가 하루 더 시간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이진복 통합당 의원의 불출마 선언도 이런 압박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당이 개혁적이고 혁신적인 공천을 할 수 있도록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미래한국당으로 옮기겠다”며 “미래한국당에서 비례대표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의원의 결정으로 부산·경남(PK) 지역 불출마 의원은 총 24명 가운데 10명으로 늘어났다.

공관위는 수도권 일부 지역의 공천 결과도 발표했다. 공관위는 서울 강북갑과 도봉을에 정양석, 김선동 의원을, 강북을과 구로갑에 안홍열, 김재식 후보를 각각 단수 공천하기로 했다. 인천 남동갑에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우선추천했다. 특히 홍일표, 신보라 의원 두 명이 공천을 신청한 인천 미추홀갑은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해졌다. 홍 의원은 첫 컷오프 대상이 됐고, 신 의원도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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