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로 뚫린 대구·경북…확진자들, 버스·지하철·택시 다 탔다

입력 2020-02-20 14:35   수정 2020-02-20 14:38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한 가운데 일부 확진자들이 버스와 지하철, 택시를 이용하거나 병원 여러 곳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4명 가운데 경산에 사는 20세 여성은 지난 12일부터 발열과 오한, 근육통, 기침 등 증상을 보였고 15일과 18일 대구의 의원 2곳, 19일 경산의 의원 1곳을 방문했다. 이 여성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신천지 교회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를 오가는 과정에서 택시와 기차(대구역∼경산역),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10여 차례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에 거주하는 30세 여성은 지난 9일 대구의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다닌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를 지냈다. 하지만 이동 경로나 최근 동선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영천에 사는 22세 남성도 신천지 교회 신도로 확인됐을 뿐 이동 결로와 방문 일자, 접촉자 등은 조사 중이다.

상주의 23세 여성은 지난 19일 재학 중인 대학이 있는 경산의 원룸에서 택시를 타고 경산역에 도착, 기차로 상주로 이동해서 한 병원으로 갔다. 병원 입구에서 발열이 나타나 보건소 민원실로 안내받아 검사했다. 해당 여성은 신천지 교회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전의 이동 경로나 접촉자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지난 19일 오후 확진 판정을 받은 청도 대남병원 환자 2명은 최근 한 달 사이 외출이나 면회 기록이 없는 것으로 전해됐다. 의사 소견에 따라 검사를 한 결과 양성으로 나왔다. 감영 경로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나 대남병원 옆에 청도군 보건소, 군립청도노인요양병원, 에덴원(요양원)이 붙어 있고 4개 시설 직원과 환자가 600명이나 돼 방역 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앞서 지난 19일 새벽 확진 판정을 받은 영천의 37번, 39번, 41번 환자 가운데 39번과 41번은 신천지 교회 예배에 참석한 이들이다. 37번과 39번 환자는 영천의 병·의원 5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37번 환자는 최근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고 확진 환자와 접촉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상태다. 혼자 거주하는 41번 환자는 아직 구체적인 동선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북도는 37번, 39번, 41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64명, 대구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83명으로 파악하고 모니터링과 검사를 병행 중이다.

한편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의 접촉자 수는 116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던 1001명은 자가 격리 조치가 됐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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