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분홍색 옷 입는다고 젊은 세대 안 온다"

입력 2020-02-20 15:23   수정 2020-02-20 15:25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통합당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통합'만 강조하는 지도부를 향해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이 최고위원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의 현실이 지금 시점에서는 도로 새누리당만도 못하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찬물을 확 끼얹고 냉수마찰로 시작하자고 한 이유는 '통합만 하면 승리한다'는 '통합 앵무새' 논리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리에서 벗어나야 새누리당보다 훨씬 더 넓고 견고한 지지기반을 확보해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각자 종교가 있으시겠지만, '헌신'과 '혁신'이라는 두개의 '신'을 강조하겠다"면서 "헌신에 예외가 없음을 받아들여 당 대표급 인사나 대선주자들은 남김 없이 영남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로 헌신의 가치를 살려달라"고 말했다.

또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를 외치면서 젊은 세대는 학도병처럼 무기도 없이 최선전으로 보내고, 후방 재배치만 꿈꾸고 있는 지휘관을 누가 따르겠느냐"면서 "한강 남쪽이나 부산 바닷가 어디 따뜻한 곳에 머무르려 한다면 진정성이 의심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신'에 대해 강조한 이 최고위원은 '혁신'에 대해서도 말을 보탰다. 그는 "혁신은 기존의 보수 지형을 넓히는 것에 있다"면서 "그 전장은 2030세대"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바른정당과 새로운보수당을 통해 2030세대와 교감하기 위해 노력했던 가치들이 상실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이준석과 하태경이 분홍색 옷을 입었다고 해서 함께했던 젊은 세대가 미래통합당과 함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포퓰리즘은 우리의 전문분야가 아니다. 우리는 아무리해도 저들보다 잘 퍼주지 못하고 저들보다 사탕발림을 잘 하지 못한다"면서 앞서 통합당 첫 공약으로 내세운 군 복무 장병에 대한 선심성 공약을 지적했다.

그는 "2030세대는 '공정'이라는 가치에 공감 하고 있고, 그래서 조국 사태에 가장 분노한 것"이라면서 "젊은 세대가 미래통합당을 대안세력으로 받아들이게 하려면 국민을 분열시키고 가르기 위해 남녀 젠더 이슈를 제 2의 영·호남 갈등으로 만들어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강판 비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최고위원은 '해피 핑크' 점퍼를 입지 않은 채 회의에 참석했다가 사진 촬영을 위해 점퍼가 전달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받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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