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당국, '신천지' 이만희 친형 장례식 대남병원에 촉각

입력 2020-02-21 09:44   수정 2020-02-21 09:4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 환자(61·여)가 2월 초에 청도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청도 대남병원 건물 내 장례식장에서 이만희 신천지교회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이 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보건 당국은 이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이 대남병원에서 열린 만큼 신천지 중국지회 신도들이 참석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까지 신천지 교인인 31번 환자가 이 회장 친형의 장례식에 간 것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당국은 구체적인 동선 확인을 위해 31번 환자 등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20일까지 15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사망자와 확진자 2명 모두 폐쇄 병동인 정신병동에서만 나왔다. 첫 사망자인 63세 남성은 25년째 정신병동에 입원 중이었다.

사망자와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보건 당국의 1차 역학조사 결과 대남병원 확진자들은 신천지 교회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한 달간 외부 출입을 전혀 하지 않았다.

당국은 의료진이나 외부 봉사단이 드나들면서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도는 이 총회장의 고향으로 신도들이 꾸준히 방문해온 곳이다. 지난 11일에는 신천지 이미용 봉사단이 한 경로당에서 주민 20여 명의 머리를 깎아주기도 했다.

대남병원 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날 경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병원 내 집단 감염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첫 사망자가 이 병원에서 나온 데다 건물 구조도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대남병원은 청도군 보건소와 군립 청도 노인병원, 에덴원(요양원) 등과 한 건물에 몰려 있다. 병원 내 감염이 있었다면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4개 시설의 입원 환자와 직원은 각각 300여 명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신천지 대구교회 사례와 청도 대남병원 사례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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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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