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직접 광고모델로 나서주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내수·관광업계 대표들은 2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절박한 건의를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목동의 ‘행복한백화점’에서 가라앉은 내수를 살리기 위해 기업인들과 머리를 맞댔다. 참석자들은 세제 감면부터 행정 절차 간소화, 마스크 및 손 소독제 보급 지원 등 다양한 건의 사항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여행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대통령의 광고모델 참여 요청을 비롯해 “관광특임대사를 선정해달라”고 했다.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 회장은 “정부·공공 전시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해달라”고 했다. 각종 행사가 줄이어 취소되는 상황에서 공공행사라도 이어가달라는 요구다. 외국인 관광객이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외국인 전용 안심보험제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윤영호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회장은 “무담보 특별융자·상환 유예 등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7일 관광업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담보 특별융자 등 긴급 금융지원책을 발표했지만 복잡한 행정 절차에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인건비 지원 등의 다급한 건의를 이어갔다. 김현식 롯데호텔 대표는 “관광숙박업계의 경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인건비 지원, 재산세(지방세) 및 종합부동산세 감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는 “고용 유지 지원금의 지원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 공포가 장기화하면서 여행·숙박 관련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 중앙회 회장은 일반음식점에 방역소독작업 및 마스크,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님을 유인하기 위해 외식비 소득공제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조혜영 늘봄갈비 대표는 “외식업소에서 전통시장, 직거래 등을 통해 국내 농축산물을 구입할 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관련 업계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철저한 방역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위축된 소비심리로 침체된 내수를 회복시켜 경제도 살리고 민생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관련 부처 장관들은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는 집행 체계 구축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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