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개인화 마케팅 강화
카드사는 ‘데이터 보고(寶庫)’라는 평가를 듣는다. 매일 3900만 건의 신용카드 결제와 2300만 건의 체크카드 결제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2~3년 전부터 빅데이터 마케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고객의 소득, 동선, 상권, 날씨 등 외부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신용카드 혜택을 추천하고 쿠폰을 보내주기도 한다. 삼성카드가 이마트 트레이더스 고객에게 적용한 ‘빅데이터 마케팅’과 신한카드의 ‘초개인화 마케팅’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빅데이터 마케팅은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많았다. 개인의 데이터를 다른 업종에는 제공하지 못하게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이었다. 카드사는 개인이 어느 가맹점에서 얼마를 썼는지는 알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품목을 샀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 가맹점에서 품목 정보를 직접 넘겨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빅데이터 마케팅은 특정 매장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분류해 선호도가 높을 만한 품목을 ‘넘겨짚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고객의 TPO(시간, 장소, 상황)를 분석해 한층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육류 소비가 많은 사람에겐 관련 할인 쿠폰을 보내고, 육류 소비가 없는 고객은 ‘채식주의자’로 분류해 육류 대체 품목을 마케팅하는 방식이다.
마이데이터 신사업 ‘기대’
카드사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도 활발히 준비 중이다. 유료 가맹점 컨설팅 사업과 대출 플랫폼 등을 추진하고 있다. 가명정보 활용 폭이 넓어지고, 상업적 사용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중소 상공인을 대상으로 매장 주변에서 결제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할인 쿠폰 등을 무료로 보내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데이터 3법이 시행되면 대형 가맹점 대상의 유료 컨설팅 사업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 카드사들은 사업자 전용 신용평가업에도 본격 진출할 수 있다. 신한·KB국민·하나카드 등이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현대카드는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개별 사업자의 현금 흐름을 분석해 합리적 수준으로 중금리 대출을 공급할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에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소득과 소비 정보를 활용해 개인에게 각종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생활 습관에 따른 소비패턴을 컨설팅하고, 세금 및 투자 조언을 하는 등 무궁무진한 신사업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10년 후의 신용카드업은 지급 결제와 대출만 하는 현재 카드업과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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