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이 두 번의 강제 이행 명령 끝에 다음달 직장 내 어린이집을 개원한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면서 개원과 동시에 휴원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내달 2일 서울 종로구 본사 2층에 '키즈나루 어린이집'을 개원한다. 수용 인원은 49명이며 이미 원아 모집을 마쳤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가 라이나생명의 어린이집 개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60명이 추가돼 총 893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서울시는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이날부터 다음달 9일까지 어린이집 5700여곳에 대해 2주간 휴원하도록 했다.
심각단계가 발령될 경우 정부가 휴교령이나 집단행사 금지를 강제할 수 있는 등 최고 수준의 대응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심각 단계를 발령하는 것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사태 이후 11년 만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다음달 2일에 예정대로 어린이집을 개원하고 휴원은 시 지침에 따라 진행한다"며 "당초 개원식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별도의 행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상시 여성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거나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사업장은 어린이집을 설치하거나 위탁보육 또는 보육수당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라이나생명은 2014년부터 직장 어린이집 설치의무 대상에 해당됐지만 설치 장소 확보의 어려움과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어린이집 마련을 미뤄왔다. 라이나생명은 2016년과 2017년 두 번의 강제 이행 명령을 받고 벌금을 내기도 했다.
라이나생명 외에도 미래에셋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일부 생명보험사도 지난해까지는 직장 어린이집 설치의무 미이행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 보험사도 올해부터는 이러한 오명에서 모두 벗어날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연내 개원을 목표로 본사 인근에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준비 중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그룹에 편입되면서 그룹의 공동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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