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열에 약하다며 마스크를 재활용하는 방법이 유포되고 있다. 지난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김희진 춘해보건대 총장이 작성했다며 '코로나19 예방 수칙'이 공유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30도만 돼도 활동이 약해지는 등 열에 약해 온도가 70~80도까지 올라가는 헤어드라이어로 말리면 소독이된다는 것이다. 이 글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자 춘해보건대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글을 작성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다리미로 마스크를 다린다거나, 전자레인지로 마스크를 30초 정도 돌리면 마스크에 묻은 바이러스가 소독돼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가짜뉴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바이러스가 열에 약하다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헤어드라이어나 전자레인지 등을 통해 소독이 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용은 한 번만 사용하라는 의미이니 상식에 근거해서 사용할 것을 권한다"라면서 "열이나 물리적인 것들에 의해 필터가 망가지면 마스크가 기본적인 기능도 못 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가짜뉴스'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번지고 있었다. 지난 25일 기자가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마스크 판매점을 찾은 결과, 상인은 방문객에게 "일회용이지만 드라이어로 소독하면 세번까지도 사용 가능하다"며 "나도 현재 세번째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물건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마스크마다 다르기는 한데 끈 이음새 부분에 접착제가 있으면 열에 녹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까지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방문객은 "원래는 마스크를 3팩 구매하려고 했는데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1팩만 구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상가를 찾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10명 중 6명이 "(상인의 설명이) 그럴듯하다. 일단 급한 대로 그렇게라도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은 마스크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져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대형마트에서는 1시간 이내에 준비한 마스크 물량이 동나는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마스크는 대부분 '일시품절' 상태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심화되자 정부는 26일 0시부터 마스크 수출을 제한하는 등 '마스크 수급 안정화 내용을 담은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실시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생산업자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수출이 제한된다. 또 마스크 생산업자는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적 판매처로 신속하게 출고해야한다. 공적 판매처는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및 하나로마트, 공영홈쇼핑 및 중소기업유통센터, 기타 식약처장이 정하는 판매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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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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