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업계가 렌터카에 눈 돌리는 3가지 이유

입력 2020-02-26 18:15   수정 2020-02-27 02:15

렌터카가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서비스인 ‘타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의 변화다. 시장의 대장 격인 카카오는 물론 중소 스타트업도 정부 눈치를 보며 렌터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법적 리스크 해소다. 검찰이 항소장을 제출했지만 재판부가 타다 서비스의 근거가 되는 핵심 쟁점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은 만큼 2심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핵심 쟁점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34조 2항의 예외조항이다.

국회 문턱을 쉽게 넘지 못하고 있는 여객운수법 개정안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무죄 선고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회 일정이 지연됐다. 채이배 민생당 의원(법사위)은 “타다의 현행 영업방식을 막는 내용을 제외해야 여객운수법 개정안 통과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렌터카에 비해 까다로운 택시 활용도 문제다. 타다의 맞수로 예상됐던 대형 승합택시 ‘카카오T 벤티’는 애초 800대를 운행하기로 한 계획과 달리 100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사들이 택시 면허가 필요한 데다 차량도 직접 구매해야 해 유연성이 매우 떨어진다. 한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택시산업 자체가 요금, 연료, 외관, 배기량, 차고지 등 수많은 규제에 묶여 있다”며 “법적 문제만 없으면 택시보다 렌터카를 쓰는 게 훨씬 쉬워 업계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도 나온다”고 털어놨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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