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으로 몸살을 앓던 수도권 외곽 및 일부 지방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중에서도 ‘삼세권(삼성세력권)’ 지역이 분양·입주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극심한 규제를 피해 알짜 지역을 찾는 투자 수요와 신축아파트에 대한 선호, 일자리 확보 등 ‘겹호재’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경기 평택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1호선 지제역이 가까운 세교·동삭동 중심으로 상승세다. 평택 세교동의 P공인 관계자는 “오는 4월 전매제한이 풀리는 ‘지제역 더샵센트럴파크’에는 웃돈이 적게는 6000만~7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2000만원까지도 간다”며 “작년만 해도 삼성전자 인근 단지 한두 곳을 빼고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였는데 최근 분양권 중심으로 가격이 뛰면서 신축단지 전반이 상승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2월 예정인 힐스테이트 지제역 전용 면적 85㎡ 입주권은 지난 1월 대부분 3억원 초반대에 실거래되다가 지난달 11일 3억9830만원에 주인을 만났다. 충남 천안도 마찬가지다. 삼성LCD산업단지 등이 인접한 천안 불당동 충남불당 지웰더샵 전용 84.7㎡는 지난달 21일 7억2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6억원에 거래되던 주택형이다.
이들 지역은 장기간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곳이다. 신규 공급이 많았던 까닭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미분양주택 현황에 따르면 경기 평택의 미분양 주택 수는 작년 11월 1619개에 달했지만 지난달 748개로 감소했다. 천안 역시 지난해 8월부터 미분양 물량이 감소세다. 작년 8월 1538가구였던 미분양이 매달 감소해 지난달 340개로 크게 줄었다. 두정동 Y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분양한 포레나천안두정(1067가구)도 초반에 미분양을 겪다 3개월 새 수요가 몰리면서 미분양이 소진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알짜 비규제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기업이라는 배후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이들 지역이 재평가됐다고 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업이 이끌어가는 지방, 외곽도시는 기업 신규 투자와 교통망 개선 등 호재가 있을 때마다 가격이 상승했다 빠지기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며 “과천, 수원 등 수도권 핵심지역처럼 크게 오를 것이라 생각하면 실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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