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혁신 꿈꾸되 방향은 달라
"제도권 내의 택시 및 카풀을 바꿔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기존 제도권은 이미 실패한 만큼 렌탈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A에서 B까지 이동이 필요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모빌리티 사업을 두고 같은 모빌리티 내의 기업들이 내놓는 상반된 목소리다. 제도 안에서 사업하되 족쇄처럼 얽혀 있는 규제를 풀어 서비스를 혁신하자는 모빌리티 스타트업과 아예 제도권 밖에서 택시 및 카풀과 비슷한 여객운송 사업을 렌탈로 키워가자는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갈등이다. 여기서 같은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라도 기존 '택시 및 카풀 제도'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카카오모빌리티와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벅시, 벅시부산, 코나투스, 위모빌리티, 티원모빌리티 등은 대표적으로 정부의 제도권 내에서 혁신을 추진하는 모빌리티 신생 기업들이다. 이들은 기존 택시 및 카풀의 규제 혁신을 요구하며 택시도 카니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택시'를 표시하는 램프도 없애고, 요금 또한 자율권을 일부 보장해주고, 심지어 택시의 색상도 바꿀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한다. 또한 카풀의 출퇴근 시간도 택시와 상생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탄력적 운용을 요구한다. 더불어 인적 서비스 향상을 위한 택시 기사도 소비자 평가를 받아 불친절한 기사는 호출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입장도 견지한다. 결국 택시 사업자도 경쟁이 이뤄져야 하고, 여기서 밀리면 자연적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어 서비스는 좋아진다는 목소리다.
반면 제도 밖을 외치는 렌터카 기사 알선 스타트업은 택시 제도의 전면 무효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타다'와 '차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용자가 선호하면 그만일 뿐 '택시'와 '렌탈'의 구분은 이제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면허제도 안에서 택시에 대한 보상은 정부의 역할일 뿐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는다.
대립이 격화되면서 이들이 함께 몸담았던 이익단체도 분리될 태세다. 양측 모두 현재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모임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모빌리티 분과에 속해 있지만 카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별도 단체를 구성하는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타다' 입장만을 대변하는 등 형평성을 잃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측 모두 바라보는 곳은 국토부다. 정부의 결정이 곧 이들의 생사를 쥐고 있어서다. 그리고 중재자 입장에서 국토부는 상생을 위해 택시 면허제 유지를 선택했다. 이용자 편익과 국가 전체적으로 환경적 측면, 국민의 최소 기본 이동권 확보, 산업적 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면허제 유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모빌리티 기업들의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택시와 렌탈 기반 모빌리티를 모두 끌어안겠다는 자세를 취한 셈이다.
그러자 렌탈 기반 모빌리티, 대표적으로 '타다'가 반대를 외쳤다. 물론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택시 기반 스타트업 또한 내심 반대했지만 모빌리티는 대중교통 체계 하에서 점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받아들여 동의했다. 하지만 렌탈 모빌리티 기업은 확장성의 속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청와대까지 비판하는 중이다.
따라서 현재 모빌리티 갈등의 구도는 면허 총량 기반으로 택시, 출퇴근 시간 카풀, 그리고 렌탈 유상 운송이 서로 상생하며 공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국토부, 그리고 불만은 있어도 이를 받아들인 택시 및 카풀 모빌리티, 이와 달리 국토부 방안에 '절대 반대'를 외치는 '렌탈 유상 운송(타다)'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이다. 그러자 국토부는 기본적인 유상 운송 제도 내에서 모빌리티 기업의 자율적인 혁신은 최대한 보장한다는 계획도 추가했다. 요금 결정권의 일부를 기업에게 주겠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렌탈 기반 모빌리티 기업이 수용 불가를 고수하니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모빌리티 소모전을 끝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지 않으면 공멸 단계로 들어갈 수 있어서다. 현재는 '택시 및 카풀 vs 렌탈'이 갈등하는 과정이고, 중재자로서 청와대와 국토부는 '면허제 유지 및 택시 규제 동시 해소'를 제시했다. 이를 받아들이려는 택시 및 카풀 모빌리티와 거부하는 렌탈 모빌리티, 정부는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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