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직단념자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53만명으로 나타났다. 일감을 찾아봤지만, 자리가 없어 구직을 포기한 인원도 17만명에 육박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7일 통계청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의원실(미래통합당)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단념자는 월평균 53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52만4000명에서 만명 가까이(1.6%) 늘어난 수치로, 구직단념자의 기준을 개정한 2014년 이후 최고치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고 최근 1년 이내 구직활동을 한 경험도 있으나 노동시장 상황 등 비자발적인 이유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2017년(7.4%)과 2018년(9.0%)에 이어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구직단념자 증가는 고용시장이 위축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추 의원실이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통해 구직단념자의 미구직 사유를 분석한 결과,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일감이 없었기 때문에 구직을 포기한 사람은 16만9000명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2015년 16만명에서 2016년 14만9000명으로 감소한 뒤 2017년 15만7000명, 2018년 16만1000명, 작년 16만9000명으로 3년째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
통계청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지난 4주 내 직장(일)을 구하지 않았다고 답하면 그 이유에 대해 총 11가지 항목으로 사유를 묻는다. 그 중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 △근처(주변)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 △교육, 기술, 경험이 부족해서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많다고 고용주가 생각할 것 같아서 △이전에 찾아봤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등 6가지를 택한 사람들을 '구직단념자'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교육·기술·경험 부족, 나이 문제 등 개인 사정 또는 외적 요인을 이유로 꼽은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문항(각종 사유로 일자리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서)에 응답한 사람은 지난해 42만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구직단념자의 미구직 사유를 살펴보면, 지난해 30대 구직단념자 9만명 가운데 3만1000명이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아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많았던 답변은 이전에 찾아봤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구직을 포기한 경우로 2만4000명이 해당했다.
20대의 경우는 작년 구직단념자 20만명 가운데 4만명이 이전에 찾아봤지만 일거리가 없어서 포기했다고 답했다. 2016년 4만1000명 이후 2017년 3만2000명, 2018년 3만3000명 등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4만명대로 올라섰다.
추 의원은 "정부의 아마추어 경제 정책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까지 겹치며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최악의 수준"이라며 "친시장·친기업 기조로 경제정책을 바꿔야만 어려운 고용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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