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내달 예정됐던 전반기 한·미 연합훈련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한 결정이다. 감염증 여파로 연합훈련이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27일 “한미동맹은 한국 정부가 코로나 19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기존에 계획했던 한미연합사령부의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했다”고 밝혔다. 군 일각에서는 현재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감안할 때 전반기 훈련 시행은 물건너가 사실상 훈련 취소로 봐야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연합훈련 일정 및 규모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당초 양국은 다음달 9일부터 연합지휘소훈련을 할 계획을 세웠다. 지휘소훈련은 병력과 장비를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워게임(war game)이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한·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박한기 한국 합참의장이 먼저 훈련 연기를 제안했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이에 공감해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기결정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그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높은 군사적 억제력을 제공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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