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점유율 0%대' 삼성, 갤럭시S20·Z플립으로 재도전…"이번엔 다르다"

입력 2020-02-27 11:07   수정 2020-03-22 06:25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5G(5세대 이동통신)·폴더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앞세워 중국 시장점유율 회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27일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새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와 위아래로 여닫는 조개껍질(클램셸) 형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 발표회를 열고 곧바로 중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2억9810만대 출시로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점유율은 0%대였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0%대까지 떨어진 지는 3년째다. 2017년 0%대까지 급락한 삼성전자는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부터 중국에서 약했던 건 아니었다. 2012년만 해도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가량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후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토종 업체의 저가 물량 공세에 중국 특유의 '애국 소비'까지 겹치면서 점유율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중국 토종 업체가 똬리를 틀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 화웨이 비포 오포 샤오미의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무려 85%에 달한다.

중국 토종 업체 공세에 밀리자 일각에선 삼성의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인구 14억4000만명의 중국은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고수에 방점을 찍은 삼성전자에겐 좀처럼 놓기 힘든 시장이다.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다면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저가 기기 위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중국 토종 업체와 달리 삼성은 고가 프리미엄 기기에도 중점을 둬 판매하는 만큼 매출액은 시장 기대 이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사장 역시 최근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턴어라운드(실적개선)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새로 선보이는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이 그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느냐다. 예단은 어렵지만 중국에 앞서 유럽, 동남아, 미국 등 해외에 먼저 선보인 갤럭시S20과 Z플립의 시장 반응은 좋은 편이다. 특히 갤럭시Z플립은 미국, 싱가포르, 스페인, 싱가포르,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출시 직후 모두 완판됐다.

1억 화소, 100배 줌의 괴물 카메라를 장착한 '갤럭시S20 울트라'를 앞세운 갤럭시S20 시리즈와,새로운 폼팩터(특정적 기기 형태)를 선보인 갤럭시Z플립과 맞설 만한 새 스마트폰을 최근 내놓은 중국 제조업체가 없다는 점도 삼성전자에겐 희망적 대목이다.

역시 1억 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10' 시리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출시가 미뤄졌다. 화웨이도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다음달 말쯤 출시할 예정이다. 새 스마트폰을 출시한 오포, 비포 등은 중저가 보급형 사양으로 갤럭시S20과는 타깃 시장이 다르다.


갤럭시Z플립은 휴대성과 디자인이 차별화됐다. 화웨이의 새 폴더블폰 '메이트Xs'는 갤럭시Z플립보다 2배가량 비싼 데다 소비자가 느끼는 사용자경험(UX)도 차이가 크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중국 시장에 힘을 주기 위해 갤럭시Z플립의 '미러 골드' 색상을 새로 중국에서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마침 중국 시장 환경도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갤럭시S20 시리즈가 주력으로 미는 5G가 중국에서 차츰 활성화되는 추세고, 중국 제조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생산 차질을 빚어 물량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중국 정보통신기술원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37% 급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 영향이 크다"며 "중국 판매 비중이 60%에 이르는 화웨이가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오포와 비보도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삼성은 중국 시장을 위한 신제품 초도물량을 충분히 마련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중국 시장 점유율 목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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