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기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은 정비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조합원의 관심과 신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합장이 건설사와 유착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할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며 “조합원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무리 입지와 사업성이 좋은 곳도 위기에 빠진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조합장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조합원들이 무관심하거나 반대만 한다면 사업은 한없이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한 조합장은 지적했다.
한 조합장은 정비사업계의 스타 조합장이다. 18년 동안 제자리걸음하던 신반포1차 재건축 사업이 2011년 한 조합장이 취임한 이후 5년 만에 끝났다.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신반포2차는 아직 추진위 단계에 머물러 있고, 신반포3차·경남은 올해 일반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시공사인 대림산업 관계자는 “한 조합장의 추진력이 성공적인 재건축에 크게 기여했다”며 “조합원 중지를 모아 방향을 정한 뒤 강한 돌파력으로 반대 목소리를 잠재웠다”고 말했다. 한 조합장은 “10년간 재건축이 중단됐다 다시 진행된 사업장이다 보니 조합원들의 재건축 염원이 간절했다”며 “불만도 많고 반대도 많았을 텐데 사업을 성공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다들 믿고 따라줬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 자리에 등극했다. 최초로 전용면적 3.3㎡당 1억원을 넘었다. 이후 그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너도나도 조언을 얻는 스타 강사가 됐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에서 21년간 근무한 한 조합장은 성공적인 재건축 경험을 토대로 반포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목동6단지, 송파 올림픽선수촌, 신반포2차 등 38개 단지를 대상으로 55회 이상 재건축 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을 도입해 재건축을 사실상 중단시켰지만 재건축 절차를 중단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이 곧 ‘공급절벽’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정부가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풀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를 대비해 재건축 논의 초기 단계인 아파트도 꾸준히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조합장은 “규제가 풀렸을 때 사업에 나서면 이미 늦다”고 말했다.
한 조합장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조합장으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다 보니 재건축 사업 진행은 뒷전이고 10년, 20년 그 자리를 지키려는 조합장이 많았다”며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조합장으로 선발해야 시공사나 협력업체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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