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한국 경제의 명운은 삼성전자 명운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삼성전자 생산라인에 중요한 차질이 있으면 취약한 한국 경제의 회복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코로나19 추가 확산으로 반도체 공장 생산이 중단되면 한국 경제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구미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을 일시 폐쇄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동료들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FT는 “삼성전자 생산공장은 대부분 자동화가 도입된 상태이며 엔지니어들이 방호복을 입고 고도로 통제 및 소독된 시설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국내 공장의 인력 부족 때문에 생산 중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FT의 설명이다.
FT는 삼성전자 반도체 및 핵심 스마트폰 부품이 국내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베트남과 인도로 진출해 공급망을 다각화했다”면서도 “핵심 부품은 여전히 한국에서 생산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 중 OLED 패널, 강화유리, 보호필름,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의 이음새 역할을 하는 힌지 등은 여전히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FT는 “삼성전자의 일부 스마트폰 부품은 한 개 벤더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내 주요 부품생산업체 중 하나라도 생산을 중단하게 되면 전체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한국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생산이 중단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도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공급 차질이 계속되면 글로벌 경제수요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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