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안 보이면서 연예계 곳곳에서도 곡소리가 들리고 있다.
설 연휴 이후 국내 최대 매니지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17%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콘서트 등 공연 관련 매출 비중이 큰 SM이 직격탄을 맞은 것. 실제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SM은 오는 3월 13일과 14일로 예정됐던 샤이니 태민의 솔로 콘서트를 잠정 연기했다.
확진자들이 극장가를 다녀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극장 관련주들도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CJ CGV를 비롯해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제이콘텐트리, 롯데시네마의 롯데쇼핑 등도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지난 28일 하루에만 CGV는 전일대비 5.22% 하락한 2만36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제이콘텐트리 역시 5.14% 떨어진 3만505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설 연휴를 앞둔 1월 20일 14만4000원까지 거래됐던 롯데쇼핑은 28일 9만3600원까지 떨어졌다.
◆ 관객도 등 돌린 극장가
주가 뿐 아니라 매출도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22일과 23일 국내 영화 관객수는 총 50만5142명으로, 일주일 전인 15∼16일 120만8858명과 비교해 58.2% 급감했다. 15일 주말엔 코로나19 확진자가 5일 연속 발생하지 않아 낙관적인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일주일 만에 대구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
문화의 날도 코로나19에 묶인 관객들의 발길을 다시 가져오지 못했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 영화 입장권을 5000원에 판매하는 '문화가 있는 날'은 본래 폭발적인 관객수 증가가 있는 날로 꼽혔다. '꼼수'로 문화의 날에 맞춰 개봉일을 맞추는 영화도 등장할 정도. 하지만 지난 26일에도 전체 영화 관객은 13만1031명에 그쳤다. 코로나 확진이 시작됐던 1월 말에도 46만 250명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3분의 1토막으로 줄은 것.
◆ 공연도 줄줄이 '취소'
공연 업계 역시 찬바람이 불긴 마찬가지다. 색소포니스트 케니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내한 공연을 오는 10월로 연기했고, 뮤지컬 역시 줄줄이 취소 소식을 알리고 있다.
최고 인기 아이돌 가수들도 마찬가지.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오는 4월 11일, 12일, 18일과 19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콘서트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다양한 글로벌 공연 회사와 세계 각지 전문 스태프들이 준비하여, 20만명의 관객이 관람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공연 인력과 장비 등 국가 간 이동도 불확실해 지면서 취소하게 된 것.
방탄소년단 뿐 아니라 악동뮤지션, 마마무, 잔나비 등도 콘서트 취소 소식을 알렸다.
◆ "사드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엔터 업계에서 공연이 취소되고, 교류가 막힌 경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중국이 한국의 사드 재배치에 반발하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하루 아침에 한국과 문화 교류를 금지한 것.
당시 중국과 동시 방영이 예정됐던 SBS '사임당, 빛의 일기'는 결국 한국에서만 방송됐고, 중국에서 동시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행했던 KBS 2TV '화랑' 역시 2회 만에 영상이 삭제됐다.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프로그램 출연은 물론, 한국 가수들의 공연까지 모조리 취소됐다.
엔터 관계자들은 "지금이 그때보다 훨씬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한 매니지먼트사 간부는 "그땐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를 중심으로 계획을 짜면 됐지만, 지금은 전 세계 동시 다발적으로 위기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마감이 임박한 스케줄을 중심으로 취소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난감함을 드러냈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 역시 막힌 상황이다. 미디어 산업의 특성상 제작 기간이 늘어나면 투자 금액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실무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교섭', '피랍' 등도 대형 작품들도 입국 불가로 촬영에 난항을 겪는 상황 아니냐"며 "일단 해외 로케이션 프로젝트는 지켜보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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