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女 부통령 확진…옆자리 로하니 대통령도 '위험'

입력 2020-02-28 17:11   수정 2020-02-29 01:16


이란에서 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료와 의회 의원 등 공직자들이 줄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란은 중동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수메 에브테카르 이란 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이란 정부 관료 여성 중 가장 지위가 높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감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이 코로나19 판정 전날까지 공무를 수행했고, 고위급 국무회의에도 참석해서다. 이란 대통령실이 공개한 국무회의 사진에 따르면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오른편 세 번째 자리에 앉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에브테카르 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 간 거리가 불과 몇 미터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에 앞서 이라즈 하리르치 보건부 차관, 모하바 졸노르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모테자 라흐만자데 테헤란 시장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바티칸 대사를 지낸 유력 성직자 하디 호스로샤히는 이날 코로나19로 숨졌다.

이란에선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나온 이후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10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388명, 사망자는 34명이다. 이날 테헤란의 이맘호메이니 공항은 중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1일부터 중국과 이란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미국은 이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조금 완화했다. 그간 이란 안팎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이란 내 의약품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내놓은 조치다. 미 재무부는 이란이 이란 중앙은행을 통해 인도주의적 물품을 거래할 경우에 한해 일반면허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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