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서 대유행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으나 1주일 만에 12%나 하락했다. 아시아의 도쿄, 상하이, 홍콩 증시도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추락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1190.95포인트(4.42%) 하락한 25,766.64로 마감했다. 포인트 기준으로는 2018년 2월 5일(-1175포인트)을 넘어 역대 최대 낙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S&P500지수는 137.63포인트(4.42%) 내린 2978.76, 나스닥은 414.30포인트(4.61%) 급락한 8566.48을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19일 각각 사상 최고치(3386.52, 9817.18) 기록을 세운 지 6거래일 만에 약 12%씩 추락했다. 역대 최단 시간에 고점 대비 하락률이 10%를 넘겨 조정장에 진입했다.
이날 뉴욕증시가 폭락한 것은 미국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커졌기 때문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생긴 데 이어 캘리포니아주가 최소 8400명을 관찰하고 있다고 한 것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바티칸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감기 증상을 이유로 외부 일정을 취소했다는 소식도 우려를 더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업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를 제로(0%)로 낮췄다. 중국 경제 냉각과 공급망 혼란, 미 경제 둔화 및 높아진 불확실성 등을 반영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대유행 단계로 확산되면 EPS는 올해 13%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해서는 최근 생산 차질과 실적 하락을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는 바이러스가 세계 경제에 입힐 피해에 대해 점점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또다시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미 국채 10년물은 1.4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296%, 30년물은 1.4bp 떨어진 연 1.782%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3% 넘게 떨어졌다.
28일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67% 내린 21,142.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일 후 휴장일을 제외한 6거래일 동안 9.91% 하락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정영효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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