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또 내려, 이번주만 4달 상승치 반납…"기존 투자 원칙 안 통해"

입력 2020-02-29 11:50   수정 2020-05-29 00:02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Fed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지만 내림세를 멈추지 못했다.

미국 증시는 이번주에만 다우존스30 산업평균,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 모두 고점 대비 10% 이상 내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357.28포인트(1.39%) 내린 2만5409.36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24.54포인트(0.82%) 낮은 2954.22을 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0.89포인트(0.01%) 상승한 8567.3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 증시는 장중 상당폭 요동쳤다. 장중 4%대 폭락했다가 오후 장 막판에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긴급 성명을 발표하자 낙폭을 만회하며 1%대 하락에 그쳤다. 파월 의장은 이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경제 활동에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중 사상 최저치인 1.114%까지 떨어졌다가 1.163%로 장을 마쳤다. 10년물 미 국채는 불황기나 시장 변동폭이 클 때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 투자처로 통한다.

FT에 따르면 이번주 미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이번주 다우지수는 12.36% 급락했다. 이번주에만 약 3580포인트 추락했다. S&P500은 11.49%, 나스닥은 10.54% 내렸다. 최근 나흘 동안에만 넉 달 상승분이 도로 깎인 수준이다.

FT는 “코로나 19 등으로 각국 경제 성장이나 기업 이익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면서 주식 가치의 10분의 1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폴 오코너 야누스핸더슨인베스터스 멀티에셋 담당 대표는 “몇 주 전까지만해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는 거의 중국 이슈로만 통했다”며 “하지만 투자자들도 이젠 코로나19를 빠르게 확산 중인 세계적 이슈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에너지주, 금융주, 자재주가 이번주 가장 실적이 나빴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이번주에만 주가가 31.5% 급락했다.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주가 손실폭이 17%로 월가 대형은행 중 가장 크게 내렸다.

공공인프라 기업 주가도 떨어졌다. FT는 “통상 시장 불확실성이 클 때 '안전 지대'로 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라며 “베테랑 트레이더들도 놀랐다”고 보도했다. 짐 스미기엘 SEI 인베스트먼트사포트폴리오 전략그룹장은 “시장에 매우 독특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기존 투자 원칙이 안 통한다”고 FT에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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