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은 전국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GC녹십자, CJ헬스케어, 대웅제약, 동아제약, 한미약품 등 대부분 제약사가 병원 대면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영업 직원들의 재택근무는 당초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대구·경북지역에서만 시행됐다가 정부가 감염병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뒤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병원에 감염자가 몰리고 있는 데다 영업사원이 여러 곳의 병의원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우려가 크다. 병의원들은 지난달부터 제약사 직원의 출입을 금지해왔다. 의원급 의사들의 모임인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달 20일 제약사 영업사원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보냈다.
최근에는 동아에스티 연구소에 근무하는 파견업체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동아제약 용인 연구소와 인재개발원이 일시 폐쇄됐다. 다국적 제약사는 영업직뿐만 아니라 본사 직원들로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존슨앤드존슨, 한국얀센, GSK는 지난달 25일 본사가 입주한 건물인 서울 용산 LS타워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다.
제약사들은 대면 영업 대신 전화나 온라인, SNS 채널 등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자체적으로 의료전문 포털사이트를 구축해 의약품 관련 학술정보를 제공하고 제품 카탈로그와 정보를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전달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재택근무 기간 온라인 교육을 시행하기도 한다. 직원들의 업무 역량 강화와 자기계발을 돕는다는 취지에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영업 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거나 시장 분석 등 화상 회의를 통한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면 영업이 매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제약사와 영업사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줄면서 의약품 처방 자체가 감소했고 올 1분기 약국 매출도 타격을 입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소 제약사는 온라인 플랫폼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비대면 영업에 어려움이 많다”며 “코로나 사태로 제네릭 중심의 영업에 의존해온 중소 제약사와 대형 제약사 간 수익성 편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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