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8000만명 전수조사…이스라엘·쿠웨이트 "해외여행 가지 마"

입력 2020-03-02 17:13   수정 2020-03-03 01:21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전염력이 훨씬 더 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에 퍼지면서 각국이 초유의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는 나라가 나왔고 외국 여행 자체를 하지 말라는 나라도 생겨났다. 코로나19가 여름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전염병학 교수)되면서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란, 전 가구 조사 나서

이란 보건부는 1일(현지시간) 군부와 함께 전 가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한다고 발표했다. 이란 인구는 8000여만 명이며 전국에 2400여만 가구가 있다. 사이디 나마키 보건부 장관은 “바시즈 민병대와 의료진으로 구성된 30만 팀이 집마다 방문해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를 찾아낼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의심 환자가 발견되면 신속히 지역 지정 의료시설로 이송된다”고 말했다. 바시즈 민병대는 이란의 전국 규모 준(準)군사조직이다. 나마키 장관은 “모든 집을 일일이 방문하는 적극적인 대응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은 코로나19 발병지인 우한과 후베이성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인구는 우한이 1100여만 명이며 후베이성은 5800여만 명이다. 한국도 코로나19를 확산시킨 것으로 지목되는 종교집단 신천지의 신도 31만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외국 여행 자체를 하지 말라는 나라도

이스라엘 보건부는 지난달 26일 자국민에게 “꼭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면 타지 말라”며 외국 여행 자제 권고를 발표했다. 비행기는 상징적 의미로 외국 여행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모든 외국 여행 자제를 촉구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현지 매체 타임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보건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 대책을 내놨다”며 “다른 나라들이 일부 국가의 여행객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보다 훨씬 강경한 대책”이라고 보도했다.

쿠웨이트도 자국민에게 해외여행을 삼가라고 권고했다. 쿠웨이트 보건부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발병국은 물론이고 당분간 해외여행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도쿄올림픽 무산되나

각국 정부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지도 참석하지도 말라고 조치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50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당분간 금지한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 때문에 1일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이 휴관했다. 루브르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는 곳이다.

대형 국제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 행사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진작에 취소됐다. 지난달 29일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가 행사를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를 발표했다. 제네바 모터쇼 취소는 스위스 연방의회 결정에 따른 조치다. 스위스 연방의회는 일러도 오는 15일까지는 10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열지 않도록 결정했다. 이외 베를린관광박람회, 세계 게임개발자콘퍼런스, 상하이 포뮬러원(F1) 그랑프리가 취소됐다. 이탈리아와 유럽은 프로축구 리그를 중단해야 하는지까지 검토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도 연기 또는 취소 위기에 몰려 있다. 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코로나19로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도쿄올림픽 자체를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최종 결정은 5월 말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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