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 국새 찍힌 과거 합격증, 보물 된다

입력 2020-03-03 11:24   수정 2020-03-04 00:21

고려 말 국새가 찍힌 과거 합격증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3일 고려 말~조선 초에 활동한 문신 최광지의 과거 합격증인 ‘최광지 홍패(紅牌·사진)’와 고려 후기 선종 경전인 ‘육조대사법보단경’ 1책, 조선 후기 ‘백자 항아리’ 1점을 각각 보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최광지 홍패는 고려 창왕 1년(1389년) 시행된 문과 시험에서 최광지가 ‘병과(丙科) 제3인’으로 급제해 받은 문서로, 매우 희귀한 사료로 평가된다. 홍패는 고려·조선시대에 발급된 문과와 무과 합격증이다. 홍화씨 등으로 붉게 염색한 종이로 발급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최광지 홍패에는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이라는 국새가 찍혀 있다. 이 국새는 공민왕 때 명나라 황제 홍무제가 내려준 것으로, 조선 건국 다음해인 1393년 명에 반납했다. 이 국새가 찍힌 고려시대 공문서로 남아있는 것은 ‘최광지 홍패’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조대사법보단경은 원나라 덕이선사가 편찬한 책을 고려 혜감국사가 충렬왕 26년(1300년)에 강화 선원사에서 간행한 판본이다. 중국 선종의 여섯 번째 조사인 육조 혜능이 설법한 선종의 핵심 사상을 담은 책으로, 약칭 ‘육조단경’으로 불린다. 경남 사천 백천사에 소장돼 있다.

함께 보물 지정이 예고된 백자 항아리는 17세기 말~18세기 초에 제작된 높이 52.6㎝의 큰 항아리다. 당시 왕실용 도자기를 굽던 관요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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