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장 '코로나19' 직격탄…年 매출 2000억원대 붕괴 우려

입력 2020-03-03 16:59   수정 2020-03-04 00:21

국내 뮤지컬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에 이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된 국내 뮤지컬 공연 매출이 올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터파크 예매 사이트에서 발생한 뮤지컬 공연 관람권 매출은 2137억원으로 전년(2570억원)에 비해 17% 감소했다. 인터파크는 국내 공연 관람권 예매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전체 매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다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의 영향으로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2016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대작과 히트작이 급감하면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공연계에서는 2015년 메르스 때의 타격 이상으로 뮤지컬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작들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터파크에서 뮤지컬 티켓 판매 1위를 차지한 ‘아이다’가 대표적이다. 2005년 초연 이후 73만 명의 관객을 모은 이 작품은 지난해 서울에 오른 데 이어 올해 부산 투어를 앞두고 있었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공연으로 많은 관객의 관심도 모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3월 20일~4월 19일 부산 드림씨어터에 오를 예정이던 공연 자체가 전면 취소됐다. 드림씨어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뮤지컬 전용 극장으로 객석 수는 1727석에 달한다. 대형 공연 일정이 통째로 취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공연기획사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방지와 안전을 위해 공연 일정을 불가피하게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흥행 열풍을 일으킨 인기 뮤지컬 ‘맘마미아!’의 서울 공연 일정도 3월 8일~5월 31일에서 4월 7일~5월 31일로 한 달가량 축소됐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마마, 돈크라이’는 지난달 28일 개막해 5월 17일까지 공연 예정이었으나 3월 무대를 모두 취소했다. 앞서 ‘위대한 개츠비’ ‘영웅본색’ ‘위윌락유’는 코로나 여파로 조기 폐막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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