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주요 기업이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한 사람이라도 확진자가 생기면 생산라인과 사무실을 폐쇄해야 하고 접촉자 등을 격리해야 하는 등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재택근무와 출퇴근시차제 등 유연근무는 기본이다. 재택근무를 하기 어려운 제조 기업은 업무 공간 분리와 ‘점심 4부제’ 등을 통해 감염 위험을 줄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코로나19 사전 예방 차원에서 사내 식당을 30분 단위의 4부제(11시30분~13시30분)로 나눠 운영한다. ‘자리 떨어져 앉기’를 통해 식사 중 발생할 수 있는 밀접 접촉을 막으려는 시도다.
3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지하 1층 사원식당에는 테이블마다 가림막이 설치됐다. 가림막 안내문에는 ‘식당 내 이동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며, 식사 대기 시 앞사람과 충분한 간격을 유지해달라’는 지침이 적혀 있었다.
경북 영주에 본사를 둔 SK머티리얼즈는 부서별 필수 인원을 제외한 전 직원이 오는 6일까지 재택근무를 한다. 회사 측은 출근이 불가피한 현장 근로자를 고려해 생산라인 구역별로 임시 업무공간 9개소를 설치했다. 협력사 등과의 대외 접촉이 많은 현장 근무자와 조정실 근무자의 공간을 분리했다. 각각의 업무공간에는 업무용 PC와 정수기, 탈의실, 간이 화장실 등 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용품을 갖췄다.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비롯한 유연근무제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근무 및 업무방식을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경제신문 설문 조사 결과 국내 10대 기업 중 LG, 롯데, 한화, GS 등 네 곳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부분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회의 및 단체 일정 축소 등 업무에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답한 기업도 현대자동차, 포스코, 신세계 등 세 곳이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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