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천지 확진 62%…"他지역 1.7% 불과, 집단감염 제한적"

입력 2020-03-03 18:05   수정 2020-03-04 01:31

신천지 신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의 비중이 지역에 따라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검사 대상자의 62%에 이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1.7%에 그쳤다. 대구·경북을 제외하고는 지역사회 전파가 제한적인 것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희망적인 신호다. 보건당국도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검사가 어느 정도 완료된 것으로 판단하고 대구지역 일반 시민으로 검사의 무게 중심을 옮기기로 했다.

TK 외 지역 신천지 확진율 1.7%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천지 신도의 증상 유무 조사를 99% 마쳤다고 밝혔다. 미성년자와 해외 거주자를 제외한 신천지 신도 19만5162명 중 19만2634명을 접촉해 고열 기침 등 코로나19 관련 증세가 있는지 확인했다. 이 중 증세가 있다고 답한 1만3241명의 절반가량인 6561명은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했다. 나머지 신도의 검사 결과는 6일까지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지금까지 나온 검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파가 시작된 대구·경북 지역과 그외 지역의 감염자 비율이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검사를 끝낸 4328명 중 268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감염 비율이 62%에 이르렀다. 반면 그외 지역에서 검사를 받은 2233명 중에는 확진자가 38명에 그쳤다. 비율로는 1.7% 가량으로 대구·경북의 27분의 1 수준이다.

같은 신천지 신도라도 감염률에서 지역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이자 다른 지역에서는 대구·경북 같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좀 더 신중한 검토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면서도 “중간 결과를 볼 때 대구·경북을 제외한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 신천지 신도는 총 1만555명이다. 검사 대기 중이거나 확진됐더라도 경증인 환자 8000여 명은 대구시 관리 아래 자가격리돼 있다. 지난달 16일 신천지대구교회 예배 참석자들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1주일 안팎이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판가름할 시기가 될 전망이다. 통상 2주인 잠복기를 감안하면 신천지 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감염자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검사 무게 중심도 이동

31번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18일 이후 코로나19 전파의 주된 통로로 꼽혔던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들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방역 및 검진의 무게 중심도 옮겨가고 있다. 신천지 신도가 아닌 일반 대구시민이 코로나19 검진의 주된 대상으로 전환됐다.

이날까지 집계된 대구 지역 확진자 3601명 중 신천지 신도가 아닌 일반 시민은 1300여 명이다. 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병의 전파를 조기에 차단하려면 일반 시민 중에 감염자를 가려내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검사 역량이 집중되면서 현재 1만1000여 명인 일반 시민 검사자는 다음주까지 2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증상이 적어 병원 입원 치료까지는 불필요한 경증 환자 수용시설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첫 번째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대구 중앙교육연수원에는 3일까지 160명이 입소해 전체 정원을 채운다. 경북 영덕의 삼성인력개발원, 경주 농협교육원 등도 이날부터 경증 환자를 받기 시작했다. 각각 210명과 235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창준 중앙대책본부 환자관리반장은 “이번 주말까지 1000명, 다음주까지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대구·경북 지역에 확보할 것”이라며 “생활치료센터로 쓸 국공립·민간 시설을 꾸준히 늘려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대구=오경묵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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