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락장에도…물 만난 '방콕株'

입력 2020-03-03 17:41   수정 2020-03-04 01: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도 가정에서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주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수록 가치가 오르는 가상화폐까지 등장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투자사 MKM파트너스는 최근 ‘재택활동 지수(stay at home index)’를 새로 선보였다. 이 지수는 집에서 쓰는 상품과 서비스를 취급하는 33개 기업 주식으로 이뤄졌다.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이들 기업은 최근 세계 증시가 폭락장을 맞는 와중에도 견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재택근무 보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대표적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업무용 메신저 업체 슬랙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29.6% 뛰었다.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 주가도 이 기간 29% 올랐다.

콘텐츠 기업 주가도 상승세다. 미국 게임 제작사 징가는 최근 한 달 새 나스닥에서 16.9% 상승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 주가도 같은 기간 6.4% 뛰었다. JC 오하라 MKM파트너스 수석 시장분석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문의가 늘어 인덱스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연동된 가상화폐에도 투자금이 쏠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관련한 사망자가 발생할 때마다 그만큼 발행 코인 숫자가 줄어드는 ‘코로나코인’은 지난달 7일 첫 거래를 시작한 이후 이날까지 약 500% 뛰었다. 이 가상화폐는 미국인으로 알려진 개발자 7명이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요 행사 개최와 참가를 취소하고 있다. 구글은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던 개발자 대상 행사 ‘구글클라우드넥스트 2020’을 전격 취소했다. 페이스북은 이달 중순 열리는 북미 최대 음악 행사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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