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이 대리청정한 경복궁 계조당 2022년까지 복원

입력 2020-03-04 13:28   수정 2020-03-04 14:55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경복궁 내 동궁(東宮)의 정당(正堂)인 계조당(繼照堂)이 복원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계조당 복원공사를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2022년까지 82억원을 들여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계조당은 궐내 동쪽에 자리잡은 동궁의 중심 건물로, 세종이 세자였던 문종에게 대리청정을 명해 국사를 모두 맡겼던 1443년에 처음 건축됐다. 문종은 세자 시절 여기서 신하들과 조회를 열고 국사를 논했다. 사신 접견, 궁중 잔치인 진찬(進饌) 등도 여기서 이뤄졌다. 계조당은 이후 단종이 즉위한 1452년 철거됐다가 1868년 경복궁을 중건할 때 다시 세웠고, 1891년 고쳐 지었다.

하지만 조선총독부는 1915년 식민통치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의 물품을 수집·전시하는 조선물산공진회를 열면서 경복궁을 크게 훼손했고, 계조당을 비롯한 동궁 권역도 이때 대부분 헐렸다. 1990년대부터 추진 중인 경복궁 복원사업에 따라 동궁 권역의 세자와 세자빈 거처인 자선당(資善堂)과 세자 집무실인 비현각(丕顯閣)이 1999년 복원돼 있다.

복원되는 계조당은 정면 5칸, 측면 3칸이며 복원에 필요한 기와, 철물, 소나무 등은 전통 방식에 따라 손으로 가공하거나 제작한다. 완공 후 정식 개방은 2023년 1월 이후로 예상되며, 오는 5월부터는 사전 신청자에게 공사 현장을 공개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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